마약 거래 현장에서 성분 검사까지…음악 축제의 기이한 풍경
부작용 예방 목적 '위해 감소' 정책 도입에도 과다 복용 위험 여전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캐나다의 한 유명 음악 축제장에서 불법 마약 거래와 정부 승인 아래 이뤄지는 성분 검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기이한 현장이 포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열린 '샴발라 음악 축제'의 실태를 보도했다. 관람객 2만3500명이 몰린 현장에서는 도착 직후부터 불법 약물 판매가 공공연히 이뤄졌다. 지난 7월 말 미 시애틀에서 캠핑카를 타고 방문한 청년 3명도 암호화 메신저로 가격표를 받아본 뒤 LSD, 케타민, MDMA 등 마약을 400달러(약 56m8000원)에 사들였다.
일행은 결국 LSD와 케타민, MDMA를 사기로 했다. 이때 쓴 돈은 총 400달러(약 56만8000원)였다.
이 축제가 이례적인 점은 현장에 최첨단 약물 분석 시설을 차려두고 약물 성분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주최 측과 정부의 정식 허가를 받아 운영되는 이 무료 검사소에서는 관람객이 구매한 약물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피해를 줄이는 법을 알려준다. 지난해 검사받은 4592개 샘플 가운데 약 7%에서 의외의 성분이 나왔으며 펜타닐이나 몹시 위험한 혼합 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공식 검사소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약물 관련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27년간 4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2명이 약물과 연관됐으며 2024년에도 코카인 과다 복용 사망자가 나왔다. 온타리오주 출신 마취과 의사이자 축제 의료 책임자인 브렌던 먼 박사는 "의식 저하, 초조 증세, 정신병적 증상, 발작 등 약물 연관 건수를 포함해 매년 600~800건의 심각한 의료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가 합성 마약 확산으로 극심한 보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샴발라 축제는 약물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보다 부작용을 줄이는 '위해 감소'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닐 맥클라우드 축제 최고경영자는 "사람들이 어차피 약물을 쓸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며 "필요할 때 도움을 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는 의료진 30명이 상주하는 12병상 규모 야전병원과 약물 부작용 환자를 위한 휴식 공간 '생추어리'도 가동 중이다. 미 델라웨어대 태미 앤더슨 교수는 "미국은 'RAVE법' 때문에 주최 측이 마약이 없는 척할 수밖에 없다"며 "내 아들이 가야 한다면 안전장치가 갖춰진 샴발라를 택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영국 음악 축제 연구에서도 2017년부터 2023년 사이 32건의 약물 관련 추정 사망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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