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트럼프’ 아르헨 밀레이 대통령, 美-中 갈등속 美와 삐걱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남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웠던 아르헨티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부가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밀레이 정부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도 더욱 강화되고 있어 미국의 입장만을 존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와 중국간의 통화스와프와 전력 통신 산업 협력 등이 최근 갈등의 포인트로 떠올랐다.
◆ 中과 통화스와프 5년 연장
아르헨티나는 5일 중국과 1300억 위안 규모(약 27조 3000억원)의 통화 스왑 계약을 5년 연장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은 기존 계약 만료 하루 전인 이날 차입 한도 연장안에 서명했다. 통화 스왑으로 아르헨티나는 인민은행으로부터 위안화를 인출하고 그 대가로 페소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연장 계약 기간은 2031년까지로 양국이 2009년 처음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전 연장 계약보다 2년 더 길어졌다.
2023년 12월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공산주의자들과는 절대 거래하지 않겠다”고 공약했으나 이를 뒤집었다.
아르헨티나는 2009년 중국과 통화 스왑을 체결한 최초의 남미 국가였다.
중앙은행 총재였던 마르틴 레드라도는 세계 금융 위기가 확산되던 2009년 7월 중국 인민은행 저우샤오촨과 700억 위안 규모의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에서 유권자들에게 “우리는 공산주의 국가, 쿠바, 베네수엘라, 북한, 니카라과, 중국과 협정을 맺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임 후 며칠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서한을 보내 통화 스와프 재개를 요청했고 상환 시기를 2024년과 2025년으로 두 차례 연기했다.
2024년 9월 그는 중국을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매우 흥미로운 무역 파트너”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미 재무부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 달러 규모의 스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밀레이 정부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강화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미국 정부가 1년 넘게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연장을 포기하도록 압박해 온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가 통화스와프 갱신을 강행한 것이다.
◆ 아르헨과 中 통신기업 화웨이 협력 관련 미-아르헨 갈등
아르헨티나와 중국간 통화 스와프 갱신은 중국 화웨이와 협력한 기업의 임원에 대한 미국 비자를 제한하겠다는 발표가 나온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고 AP 통신은 7일 보도했다.
주부에노스아이레스 중국 대사관은 6일 네우켄주의 한 전력 협동조합의 임원들이 중국 통신 대기업 화웨이와의 계약을 이유로 미국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위협을 최근 미국 대사관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은 “이러한 행동은 미국의 오만과 편견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타국의 주권을 심각하게 무시하는 행위이며 자유 시장 원칙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남부 최대 전력 배급업체인 CALF의 임원들이 중국 화웨이와 협상했다는 이유로 미국 비자 취소 위협을 받았다는 것이다.
CALF는 한 임원이 왓츠앱을 통해 화웨이의 아르헨티나 사업 확장에 관여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비자 제한 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CALF는 7월 네우켄 지역의 연결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화웨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피터 라멜라스 주아르헨티나 미국 대사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누가 입국할 수 있고 누가 입국할 수 없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모든 주권 국가의 책임이다. 비자 발급을 거부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처벌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올렸다.
CALF는 6일 라멜라스 대사가 협동조합에 서한을 보내 회의를 요청하고 미국 기업들의 기술적 대안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CALF에 따르면 라멜라스 대사는 또한 해당 협동조합의 한 관리자에게 왓츠앱을 통해 보낸 메시지가 미국의 공식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전국 전기 및 공공 서비스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아르헨티나 전기 및 공공 서비스 협동조합 연맹(FACE)’은 6일 성명을 통해 회원사들이 기업의 이익이나 지정학적 전략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FACE는 라멜라스와의 공식적인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2001년 아르헨티나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 10년간 아르헨티나 통신, 에너지 및 디지털 인프라 기업들과 협력해 왔다.
지난달에는 아르헨티나 농업협동조합협회(AFA)와 협약을 맺고 3만 6000명의 지역 농민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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