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600달러 이상 폰 비중 29% 역대 최대…판매량도 5% 증가
메모리값 급등에 중가폰과 가격차 축소…中 업체도 고가폰 공세
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가운데 도매 평균판매가격이 600달러(약 85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은 29%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5%보다 4%포인트 높고,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2022년 상반기 20%와 비교하면 4년 만에 9%포인트 상승했다.
프리미엄폰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각각 6%, 1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2분기 출하량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2분기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고가 제품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판매량보다 매출을 중시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두 자릿수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은 7% 늘었고 평균판매가격은 17% 상승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판매 대수를 늘리기보다 고가 제품의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는 의미다.
◆메모리값 뛰자 중가폰도 비싸져…"구형 플래그십이 낫다"
프리미엄폰이 불황 속에서도 성장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부족이 있다. 메모리와 주요 부품 가격이 오르면 원가 상승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보급형·중가형 제품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반면 프리미엄 제품은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아 제조사가 비용 상승을 버틸 여지가 크다.
중가 안드로이드폰의 가격이 오르면서 할인 중인 전년도 플래그십이나 보급형 아이폰과의 가격 차이도 줄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조금 더 보태 성능과 사용 기간, 중고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할 유인이 커진 셈이다.
제조사들이 할부와 보상판매, 잔존가 보장·바이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도 고가폰 구매 부담을 낮추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교체 주기가 길어진 소비자들이 한 번 살 때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상위 제품에 더 투자하는 경향도 프리미엄화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가 더 강해졌다. 애플의 점유율 6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19%로 두자릿수 점유율을 보였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양사 점유율 합계가 84%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 82%에서 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애플의 프리미엄폰 판매량은 아이폰17 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9% 늘었다. 특히 프로 모델이 아닌 기본형 아이폰17이 성장을 이끌었다. 애플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63%보다 높아졌지만 2022년 상반기 74%와 비교하면 낮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현지 업체들이 고급 제품군을 강화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가 평년보다 늦었는데도 프리미엄 판매량이 3% 증가했다. 갤럭시 S26 울트라는 전체 S26 시리즈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점유율은 19%로 전년과 같았다.
중국 업체의 추격도 거세다. 오포의 프리미엄 판매량은 '파인드 X9' 시리즈를 앞세워 69% 급증했고, 비보도 'X300' 시리즈 호조로 20%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선진 시장의 강한 브랜드·생태계를 바탕으로 선두를 유지하겠지만 중국에서는 화웨이와 샤오미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프리미엄폰 성장이 시장 전체의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는 구매를 미루고 구매 여력이 있는 소비자는 고가 제품으로 몰리는 양극화가 심해진 결과에 가깝다. 프리미엄 비중 확대는 애플과 삼성전자에는 수익성 방어 기회가 되지만 중저가 제품이 주력인 업체에는 출하량 감소와 원가 부담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스마트폰 업계의 초점이 출하량에서 판매 가치와 수익 극대화로 이동함에 따라 프리미엄화가 핵심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들은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대의 제품군을 공략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하기 위해 프리미엄 기기에 투자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선진 시장에서의 강력한 입지와 통합 생태계,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부문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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