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드 가이던스 축소 고수…시장 평가는 엇갈려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자제하는 소통 전략이 미 국채 시장의 대규모 매도세를 촉발했음에도, 이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워시 의장 측은 취임 후 첫 10주 동안 일부 실수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이유로 연준의 소통 전략을 되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워시 의장은 물가 안정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충분히 강조하지 못했고, 연준 개혁을 위한 장기 계획이 단기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혼선을 초래한 점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측근들은 이러한 실수가 연준 개혁 방향을 수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이 추진하는 개혁의 핵심은 시장에 제공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 신호)'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당국자의 발언보다 경제지표 자체에 시장이 집중하도록 유도해 정책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할지 충분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물가 대응 의지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워시 측은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안정적이며, 투자자들도 연준의 2% 물가 목표 달성 의지를 신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워시 의장 역시 실제 채권 투자자들은 자신의 정책 접근 방식을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난 5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진 상황에서 워시 의장의 신뢰도가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준의 선호 물가 지표인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3.7%로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인 제롬 파월 전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해온 점도 워시 의장이 시장에 물가 안정 의지를 설득하는 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향후 발표될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 다만 통화정책의 큰 틀을 바꾸는 개혁 작업은 최소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워시 의장의 이 같은 '간결한 소통'은 연준 복귀 이후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제롬 파월, 재닛 옐런, 벤 버냉키 등 전임 의장들이 경제 전망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적극 제공했던 것과 달리, 워시 의장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중앙은행을 스스로의 발언에 얽매이게 하고 정책의 유연성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해왔다.
시장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에릭 월러스틴 클록타워그룹 수석 거시전략가는 워시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고 평가한 반면, 토르스텐 슬뢰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워시는 다소 부당한 비판을 받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2%로 되돌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워시 의장은 이달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취임 후 첫 공식 연설을 통해 자신의 소통 전략과 연준 개혁 구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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