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개 점포 영업 재개…'한국판 트레이더조' 첫선
협력업체 신뢰 회복 과제…회생 성패 가를 한 달
정식 개장은 오는 13일이다. 이날부터 12일까지는 물류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상품 구색을 갖추는 한편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점검·보완하는 준비 기간으로 운영된다.
이번 가오픈은 단순한 영업 재개를 넘어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4일까지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향후 한 달간의 영업 성과가 경영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원들은 당분간 부서와 섹션 구분 없이 상품 진열과 계산대 운영, 매장 관리 등 모든 업무를 맡는다.
지난달 13일 전 점포 임시휴업 이후 20여 일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직원들은 냉장·냉동 설비를 점검하고 POS 시스템을 정비하는 한편 상품 진열 작업도 이어갔다.
상품 공급도 재개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주요 제조사 브랜드(NB) 상품은 직납 방식으로 입고가 시작됐고, 홈플러스 물류센터에 보관돼 있던 자체브랜드(PB) 상품도 순차적으로 점포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상품 수급이 아직 원활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당초 3일 10팔레트, 4일 20팔레트, 5일 10팔레트, 6~8일에는 하루 40팔레트 수준의 상품 입고를 계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3일 점포당 3~6팔레트만 입고됐고, 4~5일에는 입고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6일에도 일부 물량만 공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현재 상품 입고 상황과 현장 여건을 고려하면 7일 가오픈은 사실상 재개점을 위한 준비 단계의 성격이 강하며, 실질적인 정상 영업은 12~13일께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 정상화의 관건으로는 협력업체와의 신뢰 회복이 꼽힌다. 대금 미지급으로 거래를 중단했던 납품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상품 공급을 재개해야 정상적인 매장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 경쟁력의 핵심인 신선식품 공급망 복원은 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회생법원의 DIP 대출 허가로 농·축·수산물과 유제품, 가공육 등 신선식품을 다시 들여올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지만, 홈플러스 신선식품의 절반 이상을 공급해온 농협의 납품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농협의 납품 재개가 영업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농협의 공급이 정상화돼야 신선식품 경쟁력을 회복하고 소비자 발길도 되돌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매장의 문을 여는 것을 넘어 새로운 영업 모델을 현장에 안착시키는 것도 과제다.
홈플러스는 이번 재오픈과 함께 기존 대형마트와 차별화한 영업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복층 매장을 약 1000평 규모의 단층 매장으로 재구성하고 식품과 자체브랜드(PB), 판매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을 압축하는 이른바 '한국판 트레이더조' 전략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새로운 영업 모델을 실제 점포 운영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오픈 준비 과정에서도 일부 혼선은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일부 상품 입고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입점업체와 소상공인들에게도 가오픈과 정식 개장 이후 운영 일정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오픈이 홈플러스 회생의 출발점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매장의 문을 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상품 공급과 협력업체 신뢰 회복, 새로운 영업 모델의 안착이라는 것이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인 다음달 4일까지 약 한 달간의 영업 성과가 향후 회생계획 인가와 매각 작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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