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 "추방 대신 식량·의료 등 시급한 공공서비스에 써야"
의회가 추가 예산 승인하면 추방 비용 더 늘어날 전망
5일(현지 시간)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가 국가 우선순위 프로젝트 자료를 토대로 비용을 산출했다. EPI는 이 같은 추방 비용을 다른 공공서비스에 투입할 경우 식량 지원과 의료, 공공주택 등에 상당한 규모의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PI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추방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2689억 달러는 1억1800만명 이상에게 추가로 식품보조프로그램(SNAP) 혜택을 제공하거나, 약 1200만명에게 메디케이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또 970만 가구 이상에 저렴한 공공주택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EPI는 분석했다.
EPI 연구원이자 오리건대 노동교육연구센터 교수인 고든 라퍼는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강제 추방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을 구하지 못하며, 아이들은 과밀 학급에서 공부하고,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엄청난 돈을 들여 사람들을 추적하고 구금하고 추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부분의 불법체류자에게 범죄 기록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국 거의 모든 지역사회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다른 곳에 쓰여야 할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PI는 각 지역의 연방 소득세 부담 비중을 추정해 주와 카운티, 시별 납세자들이 추방 비용 가운데 어느 정도를 부담하게 될지도 계산했다.
연방 소득세 납부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1인당 부담액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DC 납세자의 경우 1인당 약 3930달러를 부담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금액은 약 45만5000명에게 추가 SNAP 혜택을 제공하거나 2만1000가구에 공공주택을 지원하고, 3만명에게 메디케이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규모다.
코네티컷주 납세자의 1인당 부담액은 약 3395달러로 추산됐다. EPI는 이 금액으로 코네티컷 주민 약 190만명에게 SNAP 혜택을 제공하거나 약 18만1000가구에 공공주택을 지원하고, 약 18만6000명에게 메디케이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연방 소득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납세자는 1인당 약 1297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금액으로 약 32만8000명에게 SNAP 혜택을 제공하거나 4만6000가구에 공공주택을 지원하고, 3만1000명에게 메디케이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추방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2689억 달러에는 지난 7월 통과된 대규모 예산 조정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비롯해 정규 세출 예산과 기존 예산의 용도 변경 등을 통해 확보된 자금이 포함됐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앞서 액시오스에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추방 한 건당 약 1만8000달러가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EPI의 이번 분석은 추방 정책의 재정적 비용뿐 아니라 해당 자금을 다른 공공정책에 사용할 경우의 기회비용을 부각한 것이라고 액시오스는 보도했다.
다만 의회가 향후 예산 편성 과정 등을 통해 추방 작전에 추가 자금을 배정할 경우 전체 추방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