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원화 실질가치 7.5% 저평가…해외 주식투자 영향”

기사등록 2026/08/06 14:06:50 최종수정 2026/08/06 14:38:25

IMF, '2026년 대외부문 보고서' 발표…韓 환율정책 등 평가

"작년 원화 실질실효환율, 적정 수준 보다 5.8~9.2% 낮아"

"원화 약세 및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영향"

반도체 호황에 경상흑자 GDP 대비 6.6%…기초여건 양호

"환율 유연성, 대외 충격 대응 첫 방어수단으로 활용해야"

"외환당국 시장 개입, 무질서 상황 막는 경우로 제한해야"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사진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 2026.08.05. park7691@newsis.com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지난해 원화의 실질가치가 적정 수준보다 약 7.5% 낮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6%까지 확대되는 등 대외건전성은 강화됐지만, 원화 가치는 경제 기초여건에 부합하는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평가다.

IMF는 환율 유연성을 대외 충격에 대응하는 첫 번째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 외환시장 개입은 시장 기능이 훼손되는 무질서한 상황을 막는 데 한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6일 IMF가 지난 5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6년 대외부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적정 수준보다 5.8~9.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원화의 실질가치가 약 7.5% 저평가된 것이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 상대국의 통화가치와 물가, 교역 비중 등을 반영해 원화의 종합적인 실질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IMF는 이를 경제 기초여건에 부합하는 적정 수준과 비교해 원화의 저평가 정도를 산출했다.

실질실효환율이 낮아지면 한국 수출품은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달러로 결제하는 원유와 원자재, 수입 소비재는 원화로 환산한 가격이 비싸져 기업의 생산비와 국내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IMF는 달러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원화 약세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를 실질실효환율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 배경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관세정책 강화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꼽는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증권 투자 확대로 자본 유출 규모가 커진 점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한국의 순자본 유출 규모는 GDP 대비 6.4%로 2024년 5.2%보다 1.2%포인트(p) 확대됐다.

해외 직접투자 순유출은 GDP 대비 0.6%p 줄었지만 증권투자 순유출은 2.3%p 늘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주식 투자는 GDP 대비 3.9%에 달해 외국인의 국내 투자 증가분을 웃돌았다.

IMF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 한국의 양호한 대외 여건을 고려할 때 원화의 실질가치가 적정 수준을 상당 폭 밑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24년 GDP 대비 5.3%에서 지난해 6.6%로 1.3%p 늘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반도체 순수출 증가 규모는 GDP 대비 1.2%로, 전체 경상수지 흑자 증가분의 약 90%를 차지했다.

IMF가 경기 변동 요인을 제거해 산출한 한국의 경상수지는 GDP 대비 6.4%였다. 한국의 소득과 인구 구조, 바람직한 정책 수준 등을 고려한 경상수지 기준선 3.9%보다 2.5%p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한국의 대외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8860억 달러로 GDP 대비 47.3%를 기록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 효과 등으로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2031년에는 GDP 대비 약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환율 정책과 관련해 환율 유연성을 대외 충격에 대응하는 첫 번째 방어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은 특정 환율 수준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시장 기능이 훼손되는 무질서한 상황을 막는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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