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2년→2심 징역형 집행유예
法 "살인 고의 증명됐다고 할 수 없어"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50대 간호조무사 A씨 살인미수 혐의 항소심에서 최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1심보다 대폭 감형된 것이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살충제를 커피에 탄 이상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피해자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고, 범행 전날 피해자가 자기가 하던 일에 끼어든다는 이유로 화를 내 말다툼을 하게 됐더라도 살해할 동기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범행 도구로 사용한 살충제에 대해 "범행 한참 전에 해충을 잡기 위해 사둔 것이고, 범행 직전에 살충제의 치사량을 검색해 보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이어 "A씨가 실제 사용한 살충제 양이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았고, 사용한 살충제가 시중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 제품으로 음료에 몰래 탈 정도의 양만으로 사람을 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할 수 없다"며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대신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반면 재판부는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A씨 측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비열하고 피해자의 정신적 충격이 컸음은 불리한 사정"이라면서도 "피해자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 정도가 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소심에 이르러 A씨와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게 된 점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28일 구리시의 한 한의원에서 동료 간호조무사 B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B씨의 커피에 살충제를 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0여분 뒤 자리로 돌아온 B씨는 커피를 마시던 중 맛이 이상한 것을 느껴 음용을 중단했으나, 치료일수 미상의 위장장애와 함께 불안장애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커피에 탄 살충제는 벌레 퇴치용으로 한의원에 보관 중이던 농사용 살충제로 과량 노출 시 점막자극과 오심, 구토, 무호흡, 감각이상, 심계항진 등을 야기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1심은 A씨의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