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국 60명, 효율성·신뢰도 따져 5개 기관에 5~1점
고위급 정보원 포섭·장기 관리 능력 호평…251점으로 선두
영국 더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L’Express)가 3개월간 25개국 정보기관 관계자 60명을 접촉해 이 같은 순위를 매겼다고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외국 정보기관 5곳을 골라 1위에 5점부터 5위에 1점까지 줬다. 효율성과 신뢰도가 주요 평가 기준이어서 공개된 작전 실적을 계량한 순위라기보다 정보기관 내부의 경험과 평판을 반영한 결과다.
평가자들은 MI6가 고위급 내부 정보원을 포섭하고 러시아·중국·이란·튀르키예 권력층에 접근하는 능력을 높이 샀다. MI6의 공식 명칭은 비밀정보국(SIS)으로, 영국 밖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직 CIA 지부장 로버트 고렐릭은 “영국은 유럽에서 단연 가장 강한 정보기관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MI6는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전직 DGSE 수장은 MI6의 강점으로 장기간에 걸친 정보원 관리를 꼽았다. 그는 “영국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정보원에게 투자하며 장기전을 펼칠 줄 안다”며 “러시아와 비슷하고, 필요하면 ‘더러운 공작’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7년까지 DGSE 고위 간부로 일한 올리비에 마스는 MI6의 경쟁력을 영국의 오랜 해외 활동 경험에서 찾았다. 특히 19세기 영국과 제정 러시아가 중앙아시아를 놓고 벌인 이른바 ‘그레이트 게임’의 전통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우수 인재들이 MI6에 들어간다는 점도 강점으로 들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MI6의 정보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렉스프레스는 영국이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가능성을 우크라이나에 가장 먼저 경고한 국가라고 전했다. 전직 CIA 유럽·유라시아 작전 책임자 랠프 고프는 “우크라이나 사안에서는 영국이 앞서고 미국이 바로 뒤를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순위는 영국 MI6 251점, 프랑스 DGSE 169점, 네덜란드 AIVD·MIVD 97점, 우크라이나 정보기관들 77점, 독일 BND 62점 순이었다. 스웨덴 40점, 노르웨이 34점, 에스토니아 27점, 폴란드 22점, 덴마크 16점이 6~10위에 들었다.
DGSE의 현장 공작부문은 프랑스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인물을 은밀히 제거하는 작전으로도 주목받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16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에서 임기 중 최소 4건의 표적살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별도의 2017년 저서가 제시한 약 40명은 올랑드가 직접 인정한 숫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 저서는 2013~2016년 프랑스군과 DGSE 또는 프랑스가 제공한 정보를 이용한 동맹국 작전으로 해외에서 최소 40명의 표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DGSE는 아프리카와 레바논, 대테러 분야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직 캐나다 정보기관 책임자는 프랑스가 과거 식민지와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에서 강점을 보였다며 “영국조차 아프리카에 관한 질문이 생기면 프랑스에 물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3위에 오른 네덜란드 정보기관들은 조직 규모에 비해 효율성과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르투갈 정보기관장을 지낸 조르제 실바 카르발류는 네덜란드 기관들이 “가장 높은 투자 대비 성과를 내며 빈틈없는 실적으로 전적인 신뢰를 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들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보여준 혁신성과 기민함, 위험을 감수하는 작전 능력을 인정받아 4위에 올랐다. 반면 5위 독일 연방정보국(BND)은 국제정세 분석력은 높지만 해외 현장 공작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슬로바키아 정보기관은 이번 조사에서 유럽 최하위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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