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문 닫은 오산 어린이물놀이장…"오후에 닫는다는 안내 못 봐"

기사등록 2026/08/05 15:37:13

관리부서 따라 기준 달라 시민 혼선…운영 변경 안내도 제대로 안 돼

시청 물놀이장은 정상 운영…맑음터 등 7곳은 오전만 운영

"더울수록 필요한 시설인데"…그늘막·냉방시설 보강 없이 일방적 축소

[오산=뉴시스] 5일 오후 경기 오산시청 어린이물놀이장에서 아이들이 버섯 모양 물기둥과 무지개 분수 사이를 뛰어다니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08.05 newswith01@newsis.com


[오산=뉴시스] 정숭환 기자 = 5일 오후 경기 오산시청 어린이물놀이장.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버섯 모양 물기둥에서는 쉴 새 없이 물이 쏟아졌다.

아이들은 무지개 모양 분수 사이를 뛰어다니고 미끄럼틀을 타며 더위를 식혔다. 대형 나무를 형상화한 놀이시설 주변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물소리가 이어졌다.

같은 시각 오산시 맑음터공원 어린이물놀이장의 모습은 이와는 정반대였다.
[오산=뉴시스] 5일 오후 경기 오산시 맑음터공원 어린이물놀이장이 운영 중단으로 텅 비어 있다. 2026.08.05 newswith01@newsis,com

형형색색의 분수 터널과 미끄럼틀, 물놀이시설은 그대로였지만 물줄기는 모두 멈춰 있었다. 텅 빈 물놀이장 옆 그늘막과 데크에는 이용객이 거의 없었고, 한 아이만 주변에서 킥보드를 타고 있었다.

같은 오산지역 어린이물놀이장이지만 관리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운영 여부가 엇갈린 것이다.

확인 결과 오산시청 어린이물놀이장은 회계과가 관리하고 있으며 맑음터공원 어린이물놀이장 등 7곳은 도시공원과가 맡고 있다.

회계과가 관리하는 시청 어린이물놀이장은 폭염중대경보에도 어린이들을 위해 오후까지 정상 운영됐다. 반면 환경사업소가 관리하는 맑음터 등 7곳은 폭염중대경보로 근무자들이 힘들다며 오전에만 문을 열고 오후 운영을 중단했다.

해당 부서 관계자는 "폭염에 따른 어린이들의 야외활동 위험과 현장 근무자들의 안전 문제를 고려해 운영시간을 단축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같은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황이지만 관리부서에 따라 오산시청 어린이물놀이장은 정상운영되는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 4일 간부회의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 오후 운영 중단을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앞서 여름방학 기간 도심 어린이물놀이장을 운영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이로인해 기존 홍보만 믿고 오후에 물놀이장을 찾은 부모와 아이들은 현장에 도착한 뒤에야 운영 중단 사실을 알게 됐다.
[오산=뉴시스] 5일 오후 경기 오산시 맑음터공원 어린이물놀이장이 운영 중단으로 텅 빈 물놀이장 주변에서 한 어린이가 물놀이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6.08.05 newswith01@newsis.com

맑은터 어린이물놀이장에서 만난 한 아이는 "두 번밖에 못 놀았다"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이곳을 찾은 또다른 어린아이는 집으로 가자는 엄마의 말에 "물놀이를 못했다"며 울며 떼를 쓰다 혼이 나기도 했다.

한 부모는 "방학 동안 매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왔는데 오후에 문을 닫는다는 안내는 보지 못했다"며 "같은 오산시 물놀이장인데 어디는 운영하고 어디는 운영하지 않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부모들도 폭염을 이유로 물놀이장 운영을 중단하는 방식에 의문을 나타냈다.

한 시민은 "어린이물놀이장은 날씨가 더울 때 이용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라며 "안전이 문제라면 차양막이나 냉풍기, 충분한 휴식공간과 교대 인력 등을 마련하면 되지 않았을까”하고 아쉬움을 표했다.

도심 어린이물놀이장은 멀리 피서지를 찾기 어려운 가족들이 가까운 곳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조성된 생활밀착형 시설이다. 폭염이 심할수록 시민들의 이용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장 근무자와 어린이의 안전을 고려한 운영 조정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운영부서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행정 편의 중심의 결정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같은 날, 같은 도시, 같은 폭염경보 아래 한 곳의 어린이들은 웃고, 다른 곳의 어린이들은 울상인 오산시 어린이물놀이장. 그래서 폭염이 더 더 덥게 느껴진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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