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피아드 휩쓴 영재들 "학원 없이 준비…의대 안가요"

기사등록 2026/08/04 17:35:42

서울 학생 13명 전원 수상…서울과학고 12·세종과학고 1

"학원 안 다녀…자기주도학습·학교 선배들 자료 등 도움"

서울과학고 교장 "결국 의대 간다는 시각 우려…열정 多"

[서울=뉴시스]서울시교육청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신청사에서 올해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학생 13명을 초청해 격려 행사를 개최했다. 정근식 교육감이 수상 학생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시교육청)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임승규 기자 = "이 자리에는 전교 1등도 있고, 전교 10등 안에 드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데 의대에 가려는 사람은 없어요."(서울과학고 2학년 김동현)

올해 국제올림피아드 무대에서 서울 지역 영재학교·과학고 학생들이 출전해 전원 수상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자기주도학습과 선배들의 지원 속 혁혁한 성과를 낸 학생들은 흔들림 없이 세계적인 수학자·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신청사에서 올해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학생 13명을 초청해 격려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국제올림피아드에서는 국가대표로 참가한 13명이 모두 수상에 성공했다. ▲수학 금메달 3·은메달 2·장려상 1개 ▲물리 금메달 5개(전원) ▲생물 금메달 2개(전원)를 받았다. 학교별로는 서울과학고 12명·세종과학고 1명이다.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6명 전원이 수상한 건 7년 만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금메달을 수상한 서울과학고 3학년 이현준군은 "앞으로 세계적인 수학자로 성장해 많은 연구자들과 교류하고 싶다"고 밝혔다.

같은 학교 1학년 심성진군은 "수학의 깊은 원리를 탐구하며 앞으로 밝혀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수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세종과학고 1학년 변서진군은 "수학 분야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국제 물리올림피아드에서는 5명 전원이 금메달을 땄다. 서울과학고 3학년 김무연군은 "물리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고, 같은 학년 이승준군은 "법칙을 새로 발견하는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 생물올림피아드에서도 7년 만에 한국 대표 4명이 전원 수상에 성공했는데 이중 2명이 서울 지역이다. 13명 수상자 중 유일한 여학생인 서울과학고 2학년 오지윤양은 "내가 좋아하는 생물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울=뉴시스]서울시교육청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신청사에서 올해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학생 13명을 초청해 격려 행사를 개최했다. 정근식 교육감이 수상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서울시교육청)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학생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 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올림피아드를 준비했다고 입을 모았다.

3학년 이권헌군은 "서울과학고는 학교 내 선배들에게 교육받아 지난 1년 동안 물리올림피아드를 준비했다"며 "지난해 나간 사람들에게 자료를 받고 공부했으며 내신도 학교 학생들끼리 자료를 만들어 공유했다"고 전했다.

2학년 김동현군은 "학원을 아예 안 다닌다기보다는 과고에서 처음 배우는 내용을 익히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며 "학원에 다니는 게 나쁘다기보다는 학원이 필요한 부분과 혼자 하는 부분을 분리하면서 자기주도학습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1학년 때는 학원을 여러개 다녔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기주도학습을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해 점점 안 다녔다"며 "물리올림피아드도 조교, 국가대표 선배들에게 양질의 자료를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김태일 서울과학고 교장은 '이공계에서 공부 잘하면 결국 의대 간다'는 시각에 우려를 표했다.

김 교장은 "올림피아드 준비하는 학생들이 의대를 몰래 품고있다는 생각들이 있는데 여기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며 "자기 열정을 갖고 나아가는 학생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수학, 과학에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인데 의대 가려고 한다는 인식이 안타깝다"며 "순수한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고, 선배들도 그런 진로를 선택했고, 현재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서울시교육청은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신청사에서 올해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학생 13명을 초청해 격려 행사를 개최했다. 정근식 교육감이 수상 학생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시교육청)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일부 학생들이 의대를 포함한 다른 진로를 가긴 하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자기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장은 "(영재학교 출신이) 졸업 후 진로를 바꾸는 건 사회와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라며 "최근 그런(재수하며 의대를 가려는) 경향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대는 닫혀 있고 이공계는 무한히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한히 열려 있는 곳을 향해 학생들이 가고 있고, 졸업생들도 그런 꿈을 향해 간다"고 밝혔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국제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나중에 필즈상, 노벨상을 받게 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며 "젊었을 때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가는 과학·수학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들이 좀 더 마음 놓고 실험·연구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하려고 하나 여의치 않은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지원할 수 있는 건 지원하고, 대학과 협력할 수 있도록 조만간 서울대 학장단이랑 만나는데 얘기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sgjg9799@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