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관측 수위 10㎝…2018년 종전 최저보다 23㎝ 낮아
헝가리 팍스 원전 출력 230~240㎿…평소의 12% 안팎
루마니아 원자로 1기 정지…남은 1기에도 저수위 위협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장기 가뭄과 잇단 폭염으로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관측 지점의 수위표가 약 10㎝를 가리켰다고 보도했다. 2018년의 종전 최저치 33㎝보다 23㎝ 낮다.
루마니아 해군은 체르나보다 원전으로 흘러드는 냉각수량을 늘리기 위해 3일 다뉴브강 발라 수로 인근의 수중 암반을 폭파했다. 폭약 180㎏을 사용해 강물을 본류 쪽으로 돌리려는 작업이었다.
루마니아 구간의 다뉴브강 유량은 초당 1500㎥로, 7월 평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체르나보다 원전은 3일 기준 원자로 2기 중 1기가 정지한 상태로, 원전 출력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리에 볼로잔 루마니아 총리 대행은 지난달 31일 8월 한 달간 에너지 부문에 전국적인 비상체제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강 수위가 더 떨어지면 남은 원자로 1기도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치아와 포드는 정비를 위해 루마니아 공장의 자동차 생산을 오는 19일까지 중단했다.
상황이 조기에 나아질 가능성도 낮다. 다뉴브강 수위는 앞으로 몇 주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큰비가 예보되지 않은 데다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웃도는 폭염까지 다시 예보돼 냉방용 전력과 물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
헝가리에서도 유일한 원전인 팍스 원전의 3일 출력이 230~240㎿로 떨어졌다. 평소 출력 2000㎿의 12% 안팎이다. 헝가리 정부 보고서는 이날 출력을 230㎿로 집계했고, 머저르 페테르 총리는 약 240㎿라고 밝혔다.
옛 소련이 설계한 원자로 4기를 갖춘 팍스 원전은 다뉴브강 물로 원자로를 식힌다. 1982년 운영을 시작한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원전 전체가 멈출 위기에 놓였다.
머저르 총리는 3일 페이스북 영상에서 기술진이 마지막으로 가동 중인 터빈 1기를 계속 돌려 지난 주말로 예상됐던 전면 정지를 일단 피했다고 밝혔다. 다만 팍스 원전이 4일 또는 5일 전면 정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주 대형 산업체에 전력 사용 감축을 요청하고, 가정에도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자발적으로 전기를 아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일에는 필요하면 대형 산업·상업용 전력 소비자에게 절전을 의무화할 수 있는 법령도 공포했다.
헝가리 정부는 2일 피크시간대 최대 전력 부하가 예상치 6400㎿보다 700㎿ 낮은 5700㎿였다고 밝혔다. 이어 3일부터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전기 화물열차 운행을 금지했다. 정부는 이 조치로 하루 70~90MWh의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세르비아에서도 다뉴브강 저수위로 주요 수력발전소가 설비용량의 20% 수준에서 운전하고 있다. 주로 마추트 세르비아 총리는 3일 전력난 대응을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마추트 총리는 주민들에게 에어컨 등 전력 소비가 큰 가전제품 사용을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중·동부 유럽에서는 다뉴브강 저수위가 전력 생산뿐 아니라 선박 운항과 농업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당분간 큰비가 예상되지 않는 만큼 팍스 원전이 전면 정지하거나 체르나보다 원전의 남은 원자로까지 멈추면 역내 전력 부족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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