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지한의 어머니가 아들의 28번째 생일을 맞아 그리움을 전했다.
이지한의 어머니는 3일 고인이 사용하던 소셜미디어 계정에 "보고 싶은 내 새끼"라는 글과 함께 장문의 편지와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숫자 '28' 초가 꽂힌 빙수와 생일 케이크, 음식 등이 차려진 모습이 담겼다. 뒤편에는 이지한의 사진이 놓여 있다.
그는 "22년 10월29일 오후에 네가 집을 나서면서 엄마한테 했던 말을 엄마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어. 신발이 자꾸 벗겨진다며 신발 사러 가야겠다고 했던 말"이라며 "그렇게 말해 놓고는 너는 집에 오질 못했어"라고 적었다.
이어 "그래서 엄마는 너랑 같이 사려 했던 신발을 네 생일 선물로 사기 위해 오랜만에 외출을 했어"라며 "네가 신을 수 있는 구두 중 가장 값지고, 제일 벗겨지지 않을 것 같은 신발을 샀어"라고 했다.
이지한의 어머니는 신발 가게 주인에게 "아드님이 신어 보고 혹시 작으면 교환하러 오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환하러 오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고 눈물이 북받쳐 차올라 이미 앞이 잘 보이질 않았지만, 겨우겨우 계산을 마치고 후다닥 뛰어 나왔어"라며 "그리곤 신발 가방을 껴안고 간이 의자에 앉아 한참을 울었어"라고 했다.
또 "가장 기뻐해야 할 날이 가장 슬픈 날이 될 줄은"이라며 "집에 돌아와 네 신발부터 현관에 놓으면서 앞코를 현관 쪽으로 향하게 놓을지, 아니면 거실 쪽을 향하게 놓을지를 고민하게 되더라"고 적었다.
이어 "결국엔 앞코를 거실 쪽으로 향하게 놓았어. 네가 구두를 신으러 들어올 수 있게 말이야"라며 "현관 앞에 놓아둔 생일 신발 신어보러 꼭 한번 와주렴. 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내년엔 더 좋은 신발 사 놓고 기다릴게"라며 "혹시나 너를 놓쳐 생일 축하한다는 말도, 보고 싶었다는 말도 전하지 못할까봐 엄마는 이제 현관 앞에 다시 이불 깔고 잠들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생일 축하한다. 사랑한다. 너무 보고 싶다 내 새끼"라며 "오늘 지한이의 생일을 기억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지한은 2017년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뒤 배우로 활동했다.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MBC 드라마 '꼭두의 계절'을 촬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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