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마리까지 구조"…스페인 산불 속 '사파리 마드리드'의 사투

기사등록 2026/08/04 15:34:00
[서울=뉴시스]직원들이 산불을 피해 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다.(사진=사파리 마드리드 인스타그램 캡처)2026.08.04.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스페인을 휩쓴 대형 산불 속에서 사파리 공원과 야생동물센터, 심지어 투우장까지 동물 대피소로 변신하며 필사적인 구조 작전이 펼쳐졌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마드리드 서쪽에서 번진 산불이 340㎢에 달하는 땅을 태우는 동안, 사파리 마드리드 직원들은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남았다. 직원들은 동물을 에어컨이 설치된 실내 콘크리트 우리로 옮기고 주변을 물로 적셔 불길을 막았다.

마드리드에서 약 70㎞ 떨어진 투우장은 말과 조랑말, 당나귀, 염소, 고양이, 개를 위한 임시 보호소로 바뀌었다. 스페인 민병대도 구조에 나서 인스타그램에 "어떤 동물도 뒤처지지 않게 한다"는 글과 함께 말과 염소를 대피시키고 소, 닭, 타조, 낙타, 악어까지 살피는 영상을 올렸다.

한 시민 경비원은 "대피 상황에서 동물들은 혼란스러워 하고 얼어붙었다. 그러나 동물들도 가족의 일원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적었다.

사파리 마드리드는 약 1000마리의 자체 동물 외에도 인근 야생동물 구조기관 쿠나 이베리카(Kuna Ibérica)에서 대피한 유라시아 스라소니, 이베리아 늑대, 독수리 네 마리까지 임시로 맡았다. 이 동물들은 이송 과정에서 모두 마취가 필요했다.

쿠나 이베리카의 책임자 아이작 나바로는 "대피 계획은 꺼낼 수 있는 모든 것을 꺼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동물은 알폰소 10세 엘 사비오 대학교(Universidad Alfonso X el Sabio)로, 맹금류 등은 마드리드의 다른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옮겨졌다. 나바로는 "이런 상황도, 이런 화재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최선을 다해 서둘러 진행했다"고 전했다.

쿠나 이베리카 직원들은 남은 동물 일부를 잠시 풀어줬다가 다음 날 아침 다시 모아 돌봤다. 야생 방사가 불가능해 사람에게 의존하는 구조 동물들은 근처에 머물다 안전이 확인되자 서둘러 돌아왔다. 나바로에 따르면 불길이 시설에서 약 10m까지 다가왔지만 동물은 모두 무사했다.
[서울=뉴시스](사진=사파리 마드리드 인스타그램 캡처)2026.08.04.

사파리 마드리드에서도 불길이 공원에서 500m 이내까지 접근했다가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위험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공원 대변인은 CNN에 "낮 동안 불탄 땅을 조사했고 아직도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밤 동안 직원들은 밤을 새우며 자리를 지켰다. 약간의 걱정은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상황이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동물들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지만 일부는 예민해지기도 했다. 대변인은 "동물들이 오랫동안 실내에 머물러야 했고 밖에 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예민해졌다. 특히 청소년기인 수컷 아시아 코끼리들은 좀 더 안절부절못했다. 그러나 걱정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나바로는 "결국 이 지역 전체가 불에 탄 것은 슬프지만 우리의 동물들은 모두 무사하다"고 말했다.

사파리 마드리드 역시 동물들이 서식지로 복귀하며 공원을 다시 열었다. 다만 연기가 아직 남아 있고 정부가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당부하는 만큼 완전히 안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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