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전면폐지 형소법, 헌재 향할 듯…인용 가능성은 "회의적"

기사등록 2026/08/04 13:00:05 최종수정 2026/08/04 14:00:24

오늘 국무회의 의결…10월 2일부터 시행 예정

국민의힘 또는 현직 검사들의 권한쟁의 가능성

2023년 검수완박법 권한쟁의, 5대 4로 '각하'

이번엔 달라질까?…법조계에서 "회의적" 관측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08.0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4일 의결돼 검찰청이 폐지되는 날 시행된다.

국민의힘과 법조계 일각에서 법안이 위헌 소지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만큼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때와 마찬가지로 헌법재판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4일 법조계와 국민의힘 등에서는 검사가 직접 구속·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제200조의2(체포), 제200조의4(구속), 제217조의 2항(압수·수색) 등이 위헌이라고 지적한다.

헌법 제12조 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헌법 제16조는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는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정한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헌법에 명문화된 것은 1962년 제5차 개헌 때다. 과거에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각각 영장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경찰의 구속 남발 등 인권침해가 지적되자 형사소송법이 바뀌고 헌법에 명시됐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검사에게 부여된 헌법상 권한이라는 점에는 이번 개정안을 만든 여권에서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청구를 막고, 사법경찰관의 신청에 의한 영장만을 검사가 청구하도록 했다.

이는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 취지인 만큼, 강제수사의 핵심 권한인 직접 영장 청구권도 함께 삭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직접적인 영장청구권 역시 헌법이 보장한 권한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검찰청도 이를 언급하며 "법률에서 사법경찰관의 신청 없이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초에 보완수사권까지 완전 박탈하는 것이 검사의 헌법적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애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04. since1999@newsis.com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청구권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의 위법 행위를 통제할 권한을 부여했다는 관점에서 보면,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경찰의 사건 은폐나 권한 남용 또는 소극적 수사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검사의 권한침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승옥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권한 배분으로 인해 범죄 혐의가 적시에 발견·보전·심사될 수 있는지, 수사기관의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가 통제될 수 있는지, 피해자 권리가 실효적으로 보호될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면 이는 국민의 기본권과 직접 관련되는 헌법 문제"라고 지적했다.

법조계뿐만 아니라 국민의힘도 권한쟁의, 헌법소원 심판 청구 등을 거론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헌법재판으로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법이 시행되기 전인 만큼, 헌법소원의 경우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는 통상 헌법소원 청구 당시에 기본권 침해가 구체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야 한다는 '현재성'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적법하지 않은 요구로 보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앞서 검찰청을 폐지하는 개정 정부조직법에 대해 현직 검사와 시민단체, 변호사가 제기한 헌법소원도 모두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한 바 있다.

권한쟁의는 청구만으로 바로 헌재 정식 심판에 회부되지만 역시 인용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을 상대로 자신들의 심의권과 표결권이 침해됐다는 식의 권한쟁의 심판을 낼 수 있지만, 전례를 고려하면 법안 의결 과정 전반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받기는 매우 까다롭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헌재는 2023년 '검수완박법'이라 불리는 문재인 정부 시기의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일부 침해했지만 법안 자체는 유효하다며 5대 4로 기각했다.

당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무리하게 통과시킨 점은 문제라면서도 본회의에서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이뤄지는 등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론이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달 31일 서울 대검찰청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2026.08.04. kkssmm99@newsis.com
지난달에도 헌재는 '조작기소 국정조사'를 의결하는 과정에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는 국민의힘의 권한쟁의 청구를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각하했다.

현직 검사들도 권한쟁의 청구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자신들의 헌법상 권한 침해를 직접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이 경우 송연규 서울고검 검사와 김성훈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각각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법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과 함께 심사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조차도 당장 인용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3년 헌재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검사 6인이 검수완박법에 대해 낸 권한쟁의를 5대 4로 각하했다.

당시 헌재 법정 의견은 "수사권 및 소추권이 행정부 중 어느 특정 국가기관에 전속적으로 부여된 것으로 해석할 헌법상 근거는 없다"고 판시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에도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결정이라는 비판이 많았다"며 "검사가 직접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강제수사의 대표적인 행위임에도 영장청구권과 수사권이 별개라는 식으로 결론에 맞추는 식의 논리를 내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 코드 인사로 인해 헌재가 이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있어서 그걸 통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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