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성신여대 교수, H.O.T. 이후 30년 1182개 팀 전수분석
데뷔 3년 생존율 55.03%…걸그룹(3.13년)이 보이그룹(5.11년)보다 짧아
방탄소년단·세븐틴·스키즈 등 누적 1000만 장 '슈퍼 팬덤'은 단 8개 팀(0.68%)뿐
4일 K-팝 업계에 따르면,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글로벌K-컬처경제포럼 회장)가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논문지(2026년 7월 30일자, 제20권 제4호)에 게재한 'K-팝 아이돌 음악산업의 생존과 히트 구조: H.O.T. 이후 30년간(1996~2025) 데뷔한 1182개 그룹 전수분석' 논문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1996년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 'H.O.T'. 데뷔 이후 2025년 말까지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KPIA)에 등록된 1182개 팀(여 588개·남 594개)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코호트 분석과 전문가 심층 인터뷰를 병행해 K-팝 산업 내부의 생존 메커니즘을 최초로 정밀 추적했다.
◆평균 생존 4.12년…'7년 계약' 절반에 그쳐
조사 결과 K-팝 아이돌 그룹의 평균 생존 기간은 4.12년으로, 공정거래위원회 표준 전속계약 기간(7년)의 58.9% 수준에 머물렀다. 데뷔 후 초기 1~3년 차의 시장 성과에 따라 소속사의 4년 차 이후 추가 투자 지속 여부가 결정되는 산업 구조상, 상당수 그룹이 첫 전속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체나 활동 중단에 이르는 것이라고 김 교수 연구팀은 분석했다.
특히 성별에 따른 수익모델과 팬덤 특성에 따라 생존 기간의 격차가 현저하게 나타났다.
보이그룹은 평균 5.11년을 유지했다. 여성 팬덤 중심의 견고한 충성도와 음반·공연 위주의 지속 가능한 소비 구조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장기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걸그룹은 평균 3.13년 살아 남았다. 대중성과 행사·음원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보이그룹 대비 평균 생존 기간이 1.98년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K-팝 업계의 핵심 지표인 '데뷔 후 3년 생존율'은 55.03%로 집계됐다. 데뷔 그룹의 약 45%가 초기 3년 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셈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의 '데스 밸리(Death Valley)' 현상이 K-팝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함을 보여준다.
다만 이 수치는 일반 중소기업의 창업 후 3년 생존율(41.5%)을 상회한다.
김 교수는 "K-팝 산업이 고위험 영역인 것은 사실이나, 시장 내 기존의 부정적 위험 인식이 다소 과도하다"며 "객관적인 실증 데이터에 기반해 투자 리스크를 재평가할 때 금융 자본 유입과 정밀한 투자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손익분기점 달성 3.55%… 승자집중형 양극화 심화
시장 내 성과는 극소수 집단에 집중되는 '승자집중(Winner-takes-most)' 및 양극화 구조가 뚜렷했다.
◆지속 가능한 K-팝을 위한 정책 과제
김 교수는 K-팝 산업의 생태계 개선을 위한 5대 정책 과제로 ▲장기 성장형 육성 체계 도입 ▲실패 후 재도전 지원 구조 마련 ▲중소 기획사 전용 공동 인프라 구축 ▲사전 검증 강화를 통한 무분별한 데뷔 억제 ▲글로벌 확장성과 국내 생존 기반의 균형 확보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난 30년이 K-팝 기획 시스템의 확립과 글로벌 확장기였다면, 향후 30년은 방탄소년단 중심의 단일 성공 모델을 넘어 지속 가능한 주류 문화산업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금융 지원과 산업 건실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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