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피했는데 "금고에 돈 넣어라"…日 이온몰 20대 여직원, 다시 들어갔다 참변

기사등록 2026/08/03 14:33:41 최종수정 2026/08/03 15:14:25
[가시마=AP/뉴시스] 31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가시마에서 소방관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지진에 이은 폭발로 파손된 '이온몰'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6.07.31.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일본 구마모토현의 대형 쇼핑몰 이온몰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잡화점 하비타 직원 2명이 숨졌다. 이들은 "매출금을 금고에 넣으라"는 회사 측의 지시로 매장에 다시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 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하비타 경영진은 이날 유족을 찾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사고는 지난달 28일 오후 5시50분께 발생했다. 지진 발생 당시 이온몰 내부에는 이용객 3000여 명과 매장 직원 1300~1500여 명이 있었으나, 지진 발생 약 30분 만에 대부분이 안전하게 대피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이 건물 내부로 다시 들어갔다가 갑작스러운 폭발에 휘말렸다. 이 폭발로 하비타 직원 2명을 포함해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도에 따르면 숨진 직원 중 한 명인 오타케 구루미 등은 지진 직후 일단 건물 밖으로 무사히 피난했다. 그러나 "매출금을 금고로 옮기라"는 회사 측의 지시를 받고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화를 당했다. 앞서 이온몰 측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사망자들이 건물 안에 남아있었던 경위에 대해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비타 간부 2명은 2일 저녁 유족을 찾아 경위서를 전달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를 받은 오타케의 어머니는 "(사과를 받아도) 딸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친척 남성은 "책임감이 강한 아이였다. 불과 3개월 전 친척 모임에서도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다만 그는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진 것은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전했다.

하비타 영업부장은 현장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목숨과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뒤늦게 후회와 사죄의 뜻을 밝혔다.

1976년 창업한 잡화 브랜드 하비타는 구마모토, 후쿠오카, 사가 등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총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지 경찰과 관계 당국은 회사 측의 무리한 지시가 인명 피해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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