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피해 집단조정, 6년간 성립 '0'건

기사등록 2026/08/03 10:49:41 최종수정 2026/08/03 11:18:27

개인정보위 출범 후 집단분쟁조정 성립 '제로'…메타·SKT 등 모두 거부

사업자 거부해도 별도 제재 없어…피해자는 민사소송 부담

일반 분쟁은 성립률 73%…학계 "과징금 감경 등 자발적 이행 유인책 필요"

[서울=뉴시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다수의 개인정보 침해 피해자를 소송 없이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집단분쟁조정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출범 이후 한 차례도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안이 나온 3건 모두 사업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피해 회복을 유도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개인정보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 개인정보위 출범 이후 접수된 유출 관련 집단분쟁조정 4건 중 완결된 3건이 모두 불성립으로 끝났다.

집단분쟁조정은 개인정보 침해를 입은 정보주체가 50명 이상이고 사건의 중요 쟁점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공통될 때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피해자와 사업자가 조정안을 모두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성립하지 않는다.

2021년 메타가 페이스북 회원 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한 사건에는 신청인 1인당 3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안이 제시됐다.

2022년에는 전남광주 소재 한 버스회사의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에서 녹음 기능이 작동한 사건과 관련해 음성 녹음 사실이 확인된 신청인 1명에게 10만원을 지급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정안이 나왔다. 나머지 신청인들은 녹음 기능이 작동한 버스를 운행한 기록이 없고 실제 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해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건에는 신청인 1인당 30만원을 배상하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조정안이 나왔다.

하지만 3건 모두 사업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불성립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집단분쟁조정은 현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이를 제외하면 개인정보 유출 관련 집단분쟁조정이 사실상 '3전 3패'를 기록한 셈이다.

사업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별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조정이 불성립하면 피해자는 배상을 받기 위해 다시 민사소송에 나서야 하지만 유출과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고 인정되는 위자료도 많지 않아 실익이 적다는 지적이 있다.

일반 개인정보 분쟁조정에서는 매년 조정이 성립한다는 점과도 대비된다. 지난해 처리된 899건 가운데 조정합의 156건과 조정안 수락 26건을 합친 공식적인 조정 성립은 182건으로 전체의 20.2%였다. 상담종결·취하와 기타·각하 등을 빼고 성립 여부가 결정된 248건만 기준으로 계산하면 조정 성립률은 73.4%다.

개인정보위는 피해회복 동의의결제 도입과 적극적인 분쟁조정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계에서는 사업자가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 대책을 자발적으로 이행하면 과징금을 감경하거나 이를 갈음할 수 있도록 하는 동의의결제와 개인정보 보호기금 도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