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빌려쓰는 애플 '리스', 韓 상륙한다면…보조금 대란 터진다?[폰 리스시대③]

기사등록 2026/08/01 13:00:00

잔존가치 뺀 리스료만 납부…1~2년 뒤 반납·교체 또는 인수

통신사 제한 없으면 선택약정 25% 할인·알뜰폰 결합 수요 겨냥할 듯

삼성·이통사 자극해 단통법 폐지 후 지원금 경쟁 촉진 할 수도

국내 출시가·보험·클라우드 비용 고려한 리스료가 성패 가를 듯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9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애플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5.09.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애플이 미국 현지에서 시작한 소비자용 기기 리스 프로그램 ‘애플 업그레이드’가 국내 시장에도 도입된다면 어떤 변화가 예상될까.

이와 관련해 국내 도입 여부와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할 수 있다.

애플 업그레이드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을 일정 기간 빌려 쓰는 방식이다. 아이폰은 12개월 또는 24개월 동안 이용한 뒤 반납하고 새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계약상 인수가격을 추가로 내고 소유할 수 있다. 단말기 전체 가격을 할부로 나눠 내는 게 아닌 계약 종료 시점의 잔존가치를 제외한 금액을 리스료로 부담해 월 납입액을 낮추는 구조다.

다만 미국에서는 아이폰 리스를 이용할 때 AT&T와 T모바일, 버라이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국내에 도입되더라도 이통3사와 연계할지, 통신사 제한 없이 운영할지에 따라 시장 파급력은 달라질 수 있다.

◆자급제·알뜰폰 날개 달까…중고폰 처부담도 싹

 애플 리스가 통신사 제한 없이 도입되면 통신 3사의 선택약정 수요를 강하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는 애플에 리스료를 내고 통신사에서는 통신요금 25% 할인을 받는다. 단말기와 통신 서비스를 완전히 분리하는 구조다.

현재는 아이폰 자급제 구매 시 일시불이나 카드 할부를 주로 이용한다. 통신사 할부는 약 5.9%의 이자가 붙는다. 반면 리스는 잔존가치를 뺀 금액만 매달 나눠 낸다. 아이폰17 프로 256GB를 기준으로 미국 판매가 1099달러를 이자 없이 24개월로 나누면 월 약 45.79달러지만, 24개월 리스료는 월 31.99달러로 약 2만원 싸다.

아이폰은 초기 공시지원금이 적다. 자급제로 사서 요금 할인을 받는 이용자가 많다. 여기에 리스까지 더해지면 2년마다 기기를 바꾸는 고객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알뜰폰 업계에도 호재다. 최신 아이폰은 리스로 이용하고 통신요금은 알뜰폰으로 낮추려는 수요가 늘 수 있다. 쓰던 기기를 직접 중고로 파는 번거로움도 없어진다.

리스는 기존 단말기를 직접 중고로 판매하는 과정을 번거롭게 느끼는 소비자에게도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계약이 끝나면 사용하던 기기를 반납하고 새 제품으로 교체할 수 있어 중고가격을 비교하거나 구매자를 직접 찾는 과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뮌헨(독일)=AP/뉴시스] 2024.07.11.

◆ 삼성 자극할까…지원금 경쟁 촉진 계기 될 수도

 애플 리스는 삼성전자와 통신사의 갤럭시폰 판매 전략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월 부담을 낮춘 아이폰이 인기를 끌면 삼성전자도 실질 구매가를 낮출 대응책을 꺼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수단이 통신사를 통한 지원금 확대다.

 삼성전자가 제조사 지원금을 늘리고 통신사가 가입자 유치비를 보태면 갤럭시 지원금이 뛴다. 특히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로 지원금 제한이 사라진 상태다. 통신 3사까지 갤럭시 판매전에 뛰어들면 지원금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지원금뿐 아니라 중고폰 추가 보상과 구독 혜택 등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거세질 전망이다.

◆'개인정보 폰' 반납 거부감과 추가 비용은 변수

다만 기기를 소유하지 않고 반납하는 방식이 국내 소비자에게 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빌려 쓰는 문화는 익숙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개인 사진과 금융정보가 담긴 밀착형 기기다. 거부감이 작용할 수 있다.

파손과 분실 위험도 변수다. 미국 애플 리스에는 수리 보증 프로그램(애플케어)이 기본 포함되지 않는다. 기기가 깨진 채 반납되면 추가 비용이 나온다. 분실 시에는 남은 리스료를 통째로 물어야 할 수도 있다.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반납 전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우고 새 기기로 옮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애플이 클라우드 서비스(아이클라우드) 이용을 유도하며 부가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통신 유통망에는 부담이다. 소비자가 제조사에서 기기를 빌리고 통신사나 알뜰폰에서는 요금제만 가입하면 대리점과 판매점을 거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리스가 통신사 제한 없이 제공된다면 단말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데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단말기 판매와 요금제 결합에 의존해온 기존 유통망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성패는 결국 월 리스료에 달렸다"며 "애플케어나 클라우드 비용까지 더해질 수 있는 만큼, 반납 조건을 감수할 정도로 기존 할부보다 월 납부액이 확 낮아져야 소비자가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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