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정관수술을 거부하다가 예기치 않게 둘째 아이가 생기자 아내에게 낙태를 강요하고 나선 남편의 황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31일 JTBC '사건반장'은 둘째 임신 후 남편과 시댁 식구들로부터 낙태를 강요받고 있다는 4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아이를 갖지 않는 이른바 '딩크족'으로 결혼 생활을 즐기며 살아왔으나, 결혼 4년 차에 뜻밖의 임신을 하게 됐다. 고민 끝에 아이를 낳은 A씨는 육아에 전념했으나, 남편은 쉬는 날마다 운동하러 나가며 육아를 전혀 돕지 않았다.
독박 육아에 지친 A씨는 혹시나 둘째가 생길까 걱정돼 남편에게 정관수술을 권유했지만, 남편은 "무서워서 못 하겠다. 아픈 건 죽어도 싫다"며 수술을 완강히 거부하고 피임만 철저히 하자고 설득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 부부에게 둘째 아이가 찾아왔고, 남편의 반응은 차가웠다. 남편은 "초기에는 약을 먹고 지울 수 있다"며 낙태를 요구했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남편은 "그럼 내가 수술받을 테니 대신 애를 지워라"라며 마치 아이의 생명을 조건부 거래처럼 제시해 A씨를 충격에 빠뜨렸다.
시댁 식구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둘째 소식을 접한 시부모는 "아들 하나만 있으면 됐다"며 낙태를 종용했고, 특히 시아버지는 "40대가 넘은 노산이라 출산하다 너나 아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으니 낳지 말라"고 거들었다.
게다가 남편은 평소에도 부부싸움이 일어날 때마다 A씨를 향해 "우리 집에서 나가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 시작된 이 같은 폭언은 아이가 자란 후에도 지속되었으며, 현재 다섯 살이 된 아들마저 "아빠가 엄마한테 나가라고 했다"고 똑똑히 기억할 정도로 아이에게 큰 상처와 불안감을 남겼다.
박지훈 변호사는 "임신 중인 아내에게 지속적으로 낙태를 강요하는 것은 불법 행위에 해당하며,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인정되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부모가 낙태를 강요하며 괴롭힌 점 역시 직계존속에 의한 부당한 대우로 볼 수 있다"며, 양육권 확보 및 양육비 청구 재판에서도 A씨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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