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제주·강원 순 위반 의심 비율 높아
수도권은 전수 심층조사…인력 1110명 투입
투기 의심 엄정 대응, 일반 위반은 계도
임대수탁 80%↑…구두 임대차 관행 개선 기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기본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78만㏊ 규모의 심층조사에 착수한다. 행정정보를 토대로 한 기본조사에서는 전체 조사 대상의 27%가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것으로 분류됐다.
다만 정부는 해당 수치는 현장 확인 전 단계인 만큼 투기 목적 농지는 엄정 대응하되 일반적인 위반 사항은 계도와 교정 기회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후속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농지 기본조사를 31일까지 마무리하고 8월 1일부터 심층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올해 전수조사는 1996년 1월 1일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행정정보를 활용한 기본조사와 현장 확인 중심의 심층조사로 나눠 진행된다. 지난 29일 기준 기본조사는 대상의 97%인 132만㏊(1013만 필지)에 대해 완료됐다.
기본조사 결과 농지 소유 제한 위반, 불법 임대차, 불법 전용, 무단 휴경 등이 의심되는 농지는 전체의 27.0%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1%로 가장 많았고 무단 휴경 11.6%, 불법 전용 9.0%, 소유 제한 위반 1.4% 순이었다. 정부는 위반 의심 면적을 약 30만㏊로 추산했다.
브리핑에서는 지역별로 세종시의 위반 의심 비율이 가장 높았고 제주와 강원이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은 애초 심층조사 대상에 포함돼 기본조사 단계에서 실경작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8월부터 시작되는 심층조사는 기존 9대 위험군 56만㏊와 이번 기본조사에서 위반이 의심된 농지를 합친 10대 위험군, 총 78만㏊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중복 면적을 제외한 규모다.
특히 실경작 조사 경험이 풍부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공무원 715명과 기간제 조사원 395명 등 1110명이 처음 투입된다. 현장조사는 농지를 직접 방문해 이용 실태를 확인하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은 드론과 항공·위성사진을 활용한다. 불법 임대차 여부는 주민 문답조사와 탐문조사, 행정정보 확인 등을 병행하는 보완조사에서 추가 확인한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기본조사 기간 임차농 보호를 위해 특별정비기간과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농지은행 임대수탁 면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4412㏊에서 올해 7955㏊로 약 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고센터에는 농지법 위반 신고 206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강제퇴거 신고는 8건이었다. 실제 전수조사와 직접 관련된 사례는 2건으로 모두 대체 농지를 알선하는 등 조치를 마쳤다. 정부는 신고센터를 심층조사 기간에도 연장 운영하고 불법 임대차와 불법 전용 신고는 특별 점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상반기 농지 거래량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11.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해 현재까지 전수조사가 농지 거래를 위축시키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심층조사 결과 확인된 위반 사항은 유형별로 차등 조치한다. 투기와 관련된 사안은 엄정 대응하되, 고령 농업인의 불가피한 휴경이나 농업인 간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경작지 교환, 농업용 간이창고 설치 등 농촌에서 빈번한 일반 위반은 현장 여건을 고려해 계도와 교정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농지를 서로 바꿔 경작하는 경우에는 처분보다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아울러 정부는 위반 농지와 장기 유휴농지는 행정처분에 그치지 않고 농지은행을 통해 매입하거나 위탁받아 규모화·집적화, 청년농업인 지원, 마을 영농형 태양광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 제도 개선은 관계부처와 협의 중인 '농지조사·제도개선 추진단'에서 구체화할 예정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27%는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농지일 뿐 모두 불법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구두 임대차 등 불투명한 농지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묵묵히 현장에서 논·밭을 일구시는 농업인들은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전수조사는 전체 농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농지를 농업인과 청년농업인 등이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농지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농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