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에서 공세로…이란, 전쟁 주도권 확보 시도
미군도 이란 공습 재개…중동 긴장 다시 최고조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 미국이 아닌 이란의 선제공격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테헤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략적 목표를 지키기 위해 군사 전략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시간 29일 오후 10시(이란 시간 30일 오전 5시30분) 중부사령부 전력은 전날 미군을 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시도에 대응해 이란을 향한 대규모 공습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으로 군 지휘통제시설과 미사일·드론 기지, 연안 감시·방어시설, 해상 전력 자산 등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수십 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작전은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미군과 상선, 인근 걸프 국가들에 가하는 위협을 더욱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중동에는 5만 명 이상의 미군이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습은 이란이 미국의 군사행동 중단 국면을 깨고 먼저 미군을 겨냥한 공격에 나선 뒤 이뤄진 보복 조치다.
미국의 추가 공습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이란이 먼저 군사행동을 재개하면서 전쟁 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습에 앞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을 완전히 박살낼 것이다. 강력하게 공격할 것이며 그들은 혹독한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군사행동을 중단한 것이 이란 측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란은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한 고위 관리는 "우리 군도 군사행동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란이 공개적으로 자제 의사를 내비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군을 공격한 것은 전략적 판단이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보복 위험보다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의 하미드 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CNN에 "이란의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먼저 공격에 나설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회담을 "가장 훌륭한 대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으며, 회담 직전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 시설 공격을 원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로 실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지지 연구원은 "이번 공격은 네타냐후 총리의 백악관 방문과 연관된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며 "테헤란이 임박한 위협을 감지할 경우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는 새로운 군사 전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국가 안보의 핵심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국영TV 인터뷰에서 "현재는 공격을 중단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이 침해될 경우 즉각 군사행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만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새로운 해상 운송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이란의 '레드라인'으로 규정했다. 이 같은 항로가 현실화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국제 해상 교통을 통제하거나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이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대니 시트리노비츠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닷새 간 미국의 군사행동 중단을 '자제'가 아닌 '전략적 약점'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인식이 이란의 추가 도발과 미국의 보복을 반복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란의 일부 요구를 수용하거나, 선박과 에너지 시설, 주요 해상 무역로를 둘러싼 장기적 충돌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