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악재 재생산 '자기 강화적 하락' 국면
"과도한 저평가…5700~5800선 안착이 분기점"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코스피가 최근 급락으로 과도한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으며, 중장기적으로 9300선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30일 나왔다. 반도체 쏠림과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가 단기 변동성을 키웠지만 견조한 기업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현재 지수 수준은 펀더멘털 대비 지나친 하락이라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시장이 악재를 재생산하는 '자기 강화적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하락 과정에서 하락의 이유를 찾고, 이 이유가 투자심리 위축과 매도로 이어져 추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형성됐다"며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을 언급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85배까지 내려앉아 2000년 이후 최저치를 다시 썼다.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선행 PER 5배를 밑돌았다. 이달 들어 하락률이 33.19%(장 중 저점 기준 -37.91%)에 이른다.
폭락의 배경으로는 지난달 고점 형성과정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반도체 쏠림, 이를 야기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영향력 강화의 반작용이 지목됐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고점 당시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62%였다"며 "반도체발 악재가 반도체 주가 급락뿐 아니라 코스피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과 매도 압력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기술적 측면에서도 과도한 하락"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요 분기점이 될 지지선을 5700~5800선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200일 이동평균선과 25년 4월 저점 ~ 26년 6월 고점까지 상승폭의 50% 되돌림, 선행 PER 5배 수준이 이 지수대에 집중됐다"며 "지난 29일 해당 지수대 이탈로 5000선 지지력 테스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 코스피는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 등락 후 5700~5800선에 안착할 경우 1차적으로 선행 PER 7배 수준인 8200선, 2차적으로 8배 수준인 9300선까지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을 뒤흔든 AI 투자 둔화, 창신메모리 등 시장의 우려에 대해서는 과도한 해석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메타의 임대 이슈가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낮지만 AI 성장, 설비투자 우려를 자극했다"며 "이 와중에 미국과 이란 무력 충돌로 유가가 오르며 물가·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채권 금리가 상승하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금 부족과 투자 축소 우려로 이어지며 AI 성장성에 대한 경계심리를 증폭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발 악재 또한 창신메모리에 대한 과대평가 속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기술력 격차는 무시됐다"며 "중국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도 실제로 가능한지, 언제 사용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만, 투자자들의 공포심리와 차익 매물을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설비투자 확대가 확인되고, AI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음이 확인될 경우 강력한 반전 트리거가 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우려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트럼프와 이란 간의 갈등이 평화 무드로 전환된다면 유가·물가 안정에 이어 채권금리 안정이 가시화되고, 이는 하이퍼스케일러에 대한 투자 우려를 진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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