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익 세력, 2차 대전 이후 국제질서 노골적 도전 행위”
“국가정보국, 자위대의 적 기지 공격 능력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
“중국 침략 때도 정보망 활용, 무차별적 군사 작전 감행” 비판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0일 ‘일본판 CIA’로 불리는 국가정보국 출범을 하루 앞두고 만주군의 생체실험 부대 ‘731 부대’를 환기시키며 비판에 나섰다.
국가정보국 출범일인 7월 31일과 ‘731 부대’는 ‘731’이라는 숫자가 겹친다.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국가정보국 출범일을 7월 31일로 정한 것은 우익 세력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질서에 대해 노골적으로 도전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중앙집권적 정보기관의 기치를 들고 평화헌법에 따른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제약을 또다시 철폐하는 것을 아시아 국가들과 국제사회는 침묵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본군의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세균전 부대를 지칭했던 ‘731’이 정보기관의 탄생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정보국 출범을 정보역량을 강화하고 외국 간첩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외부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전과 전쟁 중 일본의 악명 높았던 특수경찰인 특공대의 부활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공대가 상징하는 군국주의의 망령이 7월 31일 다시 살아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완전히 우연은 아니라는 것이다.
2차 대전 종전 이후 일본의 정보 체계를 분산된 상태로 유지한 것은 군국주의 부활을 막기 위한 것이었으나 아베 신조 총리 이후 통합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국가정보국을 세워 총리실 직속의 중앙집권적 하향식 정보 지휘 체계를 만들어냈다며 이 시스템의 야망은 국내를 훨씬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이 기관의 ‘국가 정보 전략’은 자위대의 반격 능력, 즉 적 기지 공격 능력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정보력을 바탕으로 전쟁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과거 일본의 침략 전쟁에서 흔히 사용되던 전략이었다며 중국 침략 당시에도 광범위한 정보망을 활용해 무차별적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미국, 호주 등과 정보 공유를 위해 ‘파이브 아이즈’ 가입을 추진하는 등 미일 정보 통합 노력은 지역 평화와 안정도 직접적으로 저해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2013년 아베 신조 총리가 항공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731’이라는 번호가 새겨진 훈련기에 올라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던 것도 언급했다.
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등번호 96번 유니폼을 입고 야구 경기에서 시구를 한 것도 ‘평화 헌법’ 조항인 제96조 개정 추진을 보여주는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새로 출범하는 국가정보국 설립일을 7월 31일로 정한 것도 우익 세력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국제 질서에 대해 노골적으로 도전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731’에 새 정보 기관을 출범시키는 것은 상징성 뒤에 숨겨진 정치적 메시지를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앞서 일본 국회는 5월 27일 국가정보국과 사령탑인 국가정보회의를 창설하는 법안을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국가정보회의는 총리를 의장으로 국가공안위원장, 관방장관, 법무장관, 외무장관 등 각료 9명으로 구성되며, 안보·테러 등과 관련된 주요 정보와 외국 세력의 정보 활동에 대한 대응 등 기본 방침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가정보국은 국가정보회의의 사무국으로 각 정보기관으로부터 정보를 모으는 역할을 맡는다.
이어 이달 24일 국가정보국 초대 국장으로 경찰청 출신의 하라 가즈야(原和也·58) 내각정보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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