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끝나도 요리는 이어진다" 외식·식품업계 셰프 협업 바람

기사등록 2026/07/30 06:00:00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 외식업계 신메뉴 협업 잇따라

급식·식자재까지 확대…셰프 경험·철학 제품에 담아내

"희소성 있는 레시피로 기업·소비자 수요 동시에 충족"

[서울=뉴시스] 창고43, 조서형 셰프 협업 신메뉴 포스터 (사진=다이닝브랜즈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상윤 기자 = 요리 예능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셰프들이 외식 신메뉴부터 식자재 유통, 단체급식까지 식품·외식업계 전반의 협업 파트너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외식기업들은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 등에 출연한 셰프들의 경험과 조리 철학을 담은 제품과 메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과거 셰프 협업이 전문성과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셰프가 걸어온 과정과 개인적인 경험까지 제품의 이야기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프리미엄 한우 다이닝 브랜드 창고43은 지난달 '장사천재' 조서형 셰프와 협업해 '여름나물과 차돌박이 밀쌈', '깻순이 들깨 갈비탕'을 출시했다. 한우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여름철 별미와 보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조서형 셰프와 신메뉴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언급량은 출시 직전 4주보다 약 55% 증가했다. 여름 신메뉴 공개와 코스 개편 이후 창고43 방문객도 이전보다 약 30% 늘었다.

배달 플랫폼도 셰프와 외식 브랜드를 연결하는 협업에 나섰다.

써브웨이와 한국피자헛은 쿠팡이츠가 인기 셰프와 외식 브랜드의 공동 메뉴를 선보이는 '이츠셰프컬렉션'의 첫 번째 라인업에 참여했다.
[서울=뉴시스] 써브웨이, '아기맹수' 김시현 셰프와 손잡고 ‘아기맹새우 샌드위치’ 출시 (사진=써브웨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써브웨이는 '아기맹수' 김시현 셰프가 평소 즐겨 먹던 조합에서 착안한 '아기맹새우 샌드위치'를 선보였다.

매콤한 스파이시 쉬림프와 탱글한 쉬림프에 아보카도와 야채, 레드와인 식초 등을 조합했다. 김 셰프가 제안한 맛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정해진 레시피로 제공한다.

피자헛은 '쓰리스타킬러' 안진호 셰프와 '쓰리스타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안 셰프가 뉴욕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당시 동료들과 먹었던 직원 식사인 '스태프 밀'의 타코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이다.

비프와 새우, 풀드포크에 칠리 미트소스를 더하고 사워크림과 아보카도·토마토 등을 곁들여 타코의 맛을 피자로 재해석했다.

안 셰프는 "고된 하루를 보내는 셰프와 스태프들에게 스태프 밀은 함께 나누며 에너지를 채우는 특별한 한 끼였다"며 "당시 먹었던 타코의 맛과 경험을 재해석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셰프 협업은 외식 매장을 넘어 식자재 유통과 구내식당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삼성웰스토리X안유성 명장 협업 (사진=삼성웰스토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웰스토리는 대한민국 16대 조리명장인 안유성 셰프와 '동치미맛 냉면육수', '남도식 불고기소스' 등 기업 간 거래(B2B) 전용 한식 소스를 개발했다. 고객사에는 전용 레시피 교육과 셰프 초청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안 셰프가 운영하는 광주 평양냉면 전문점 '광주옥1947'의 대표 메뉴도 전국 급식 사업장에서 여름철 특식으로 선보였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육수를 적용해 전문점 수준의 평양냉면을 구내식당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식품 제조업계에서는 셰프와 기업이 쌓아온 인연을 제품의 서사로 연결하는 협업도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은 바비큐 요리 전문가 유용욱 셰프와 '비비고 시그니처 갈비만두'를 출시했다. 유 셰프의 대표 메뉴인 비프립에서 착안해 훈연 향과 갈비의 식감을 살린 제품이다.

유 셰프는 과거 CJ제일제당에서 8년간 근무했고 퇴사 후에도 주요 행사에 참여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이번에는 협업 파트너로 제품 기획과 개발에 참여했다.

유 셰프는 제품 개발 콘텐츠에서 CJ제일제당을 자신의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이라고 표현했다. CJ제일제당은 갈비만두를 시작으로 '스모킥 닭다리 스테이크' 등 유 셰프의 훈연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유용욱 셰프의 '비비고 시그니처 갈비만두' (사진=CJ제일제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업계에서는 '흑백요리사'와 같은 요리 예능이 소비자의 미식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셰프의 조리 철학과 개성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완성된 음식의 맛뿐 아니라 '누가 어떤 경험과 철학으로 만들었는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셰프의 인지도와 레시피, 개인 서사를 제품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셰프의 레시피를 친숙한 제품과 메뉴로 경험할 수 있다는 희소성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기업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소비자는 새로운 미식 경험을 얻을 수 있어 셰프 협업은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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