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구, 디지털에서 AI까지…30년 사진 실험 한자리에

기사등록 2026/07/29 09:29:34

스페이스22서 개인전, 8월 19일 개막

해수욕장sea shore resort 3 ,1995  digital photo, c-print100x20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디지털 사진의 태동기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까지. 30여 년간 사진 매체의 변화와 가능성을 탐구해온 강홍구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사진 전문 전시공간 스페이스22는 오는 8월 19일부터 9월 7일까지 강홍구 개인전 '사진의 시간 1: 디지털·빈티지·에이아이(Time of Photo 1: Digital, Vintage, AI)'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디지털 사진 1세대 작가인 강홍구가 1990년대 초부터 이어온 디지털 합성사진과 빈티지 프린트, 최근 생성형 AI를 활용한 신작까지 40여 점을 통해 사진 매체의 변화와 예술적 실험의 궤적을 살펴본다.

강홍구가 디지털 사진 작업을 시작한 것은 1992년이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인텔 i486DX2-50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디지털 이미지를 창작의 도구로 받아들였다. 그는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가 아니라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매체로 활용하며 한국 디지털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했다.

작가는 자신을 '이미지의 창조자'보다 '이미지 검색자'이자 '분석가'라고 말한다. 영화 스틸컷과 잡지, 광고 사진 등 기존 이미지를 차용하고 조합해 일상 속 욕망과 공포, 소비사회의 이면을 드러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기법은 쉽고 간명하게, 의미는 되도록 두텁게"라는 작업 원칙 아래 1999년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스스로를 'B급 작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전시장에는 대표작 '해수욕장', '세한도', '무명열사의 묘', '나는 누구인가', '행복한 우리집', '전쟁공포' 등 초기 디지털 합성사진과 빈티지 프린트가 출품된다.

'해수욕장'은 평범한 피서 풍경을 좌우 대칭과 디지털 합성으로 재구성해 군중의 욕망과 소비사회의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세한도'는 개발과 철거가 반복된 그린벨트의 풍경을 이어 붙여 현실과 기억이 겹쳐진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이 현실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통념을 흔드는 강홍구 작업의 문제의식이 집약된 대표작들이다.
그린벨트-세한도 green belt sehando 1999-2000,238.6x86,digital  print,vanish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최신 연작도 함께 소개된다. 그러나 AI는 새로운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진은 어디까지 현실을 기록하고 어디서부터 이미지를 구성하는가라는 작가의 오랜 질문을 오늘의 기술 환경으로 확장한 결과물이다. 디지털과 AI라는 서로 다른 기술을 거치면서도 강홍구가 줄곧 탐구해온 것은 사진의 진실성과 이미지의 권력이다.

전시 기간인 8월 29일 오후 3시에는 송수정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과장과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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