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아이온 모바일'·그라비티 '라그나로크M2' 중국 외자판호 획득
'한한령' 딛고 올해 9건 통과…외산 게임 허가 36건 중 25% 차지
중국 개발사 얹혀가는 구조·우려 여전…"2000년대 옛 IP 편중 한계"
29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에 따르면 외산 온라인게임 4종에 외자판호가 발급됐다. 이 가운데 한국 게임사 IP 기반 게임은 2종이다. 엔씨와 셩취게임즈가 손잡은 '영항지탑: 경전(永恒之塔:经典)'과 그라비티가 XD와 함께 만든 '선경전설: 수호영항적애2(仙境传说:守护永恒的爱2)' 가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올해 중국 서비스 허가를 받은 한국 IP 기반 게임은 9종으로 늘었다. 앞서 라테일, 샤이야, 뮤, 나이트 크로우 등이 매월 판호 명단에 탑승했다. 한국 게임 진출이 완전히 막혔던 '한한령' 시절과 비교하면 기류가 확실히 부드러워졌다.
◆'아이온 모바일' 연내 출시 청신호…시차 줄인 신작 진출
이번에 판호를 받은 두 작품은 개발 중인 신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한국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나온 지 수년이 지나 시들해진 게임에 뒤늦게 판호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현지 개발과 판호 심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중국 출시 시차를 대폭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영항지탑: 경전'은 중국어 제목을 직역하면 '아이온: 클래식'이지만, 한국과 글로벌에서 서비스 중인 PC게임 '아이온 클래식'과는 다른 모바일 신작이다.
엔씨와 중국 셩취게임즈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아이온의 천족·마족 대립과 비행 전투, 대규모 공중전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구현한 신작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성취게임즈와 PC 아이온 기반 모바일 게임을 공동 개발하고 있고 2026년 중 성취게임즈가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중국 현지 기술시험도 진행했다. 이번 판호 획득으로 연내 출시 목표의 가장 큰 규제 관문을 넘게 됐다.
'선경전설: 수호영항적애2'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 이터널 러브2'가 원작이다.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동시에 공략하며 현지 시장을 두드릴 발판을 마련했다.
그라비티는 올해 사업계획에서 이 작품을 PC·모바일 MMORPG로 소개했지만, 최초 출시 지역과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판호가 나왔다고 곧바로 출시일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한국산 IP의 외자판호 발급은 올해 들어 매월 이어졌다.
1월 액토즈소프트의 '라테일', 2월과 3월 넥슨의 '샤이야', 4월 넥슨 자회사 엠바크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와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5월 웹젠의 '뮤(MU)', 6월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가 차례로 허가를 받았다. 여기에 이번 달 2종이 더해져 9종이 됐다.
발급이 아예 끊겼던 2021~2022년, 연 10여종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분명 나아진 흐름이다. 올해 중국이 발급한 외자판호 36건 중 한국 IP가 9건이다.
◆한국 IP 비중은 늘었지만…외자판호 전체는 40% 감소
한국 IP의 진출은 늘었지만, 중국의 게임 시장 빗장이 완전히 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올해 1~7월 중국이 발급한 전체 외자판호는 36종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60종)과 비교하면 40%나 줄었다. 중국 정부가 외산 게임 허가 자체를 줄이는 상황에서, 한국 IP의 비중만 상대적으로 커진 구조다.
중국이 올해 자국 게임에 1100건이 넘는 판호를 퍼준 것과 비교하면 외산 게임 입지는 여전히 좁다. 심사 기준이나 대기 순서도 깜깜이여서 국내 게임사들이 출시 일정을 예측하기 어렵다.
진출 방식의 한계도 뚜렷하다. 올해 판호를 받은 한국 IP 게임 대부분은 국내 완제품을 직접 수출하는 형태가 아니다. 중국 개발·운영사가 한국 IP를 가져가 만들어 파는 '하청·공동 개발' 구조다.
이 방식은 판호 발급과 현지화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진다. 직접 서비스 매출 대신 로열티만 받아야 해 게임이 대박을 터뜨려도 한국 게임사가 쥐는 몫은 제한적이다.
2000년대 흥행했던 옛날 IP에만 의존한다는 점도 숙제다. 올해 통과한 목록은 라테일, 샤이야, 뮤, 아이온, 라그나로크 등 대부분 2000년대에 나온 옛 IP다. 최근 만든 신작 중에서는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 정도가 눈에 띈다.
그럼에도 중국 시장은 한국 게임사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다. 중국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 매출은 3507억8900만위안(약 76조원)으로 전년보다 7.68% 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4년 한국 게임의 최대 수출국도 중국(29.7%)이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판호를 받고 실제 출시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막상 출시될 땐 게임이 낡아버리는 일이 반복돼 왔다"며 "그사이 중국 게임사들의 실력도 무섭게 늘어난 만큼, 판호를 땄다고 흥행이 보장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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