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작년 169명·올해 상반기 140명
국내 피해는 감소세…해외 가해·검거는 급증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한국인이 가해자로 연루된 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범죄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외교부가 제공한 관련 영사조력 건수가 2년 만에 23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해외 비대면 범죄(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가해 관련 영사조력 제공 현황'에 따르면 2024년 연간 28명이던 영사조력 대상자는 지난해 265명, 올해 상반기 321명으로 늘었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2024년 2.3건에서 지난해 22.1건(2024년 대비 9.6배), 올해 상반기 53.5건(2024년 대비 22.9배)으로 매년 폭증하는 추세다. 2년 사이 월 평균 기준 23배나 늘어난 셈이다.
2024년만 해도 영사조력 대상이 10명 이상 발생한 국가는 중국(18명) 한 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5년에는 캄보디아 169명, 태국 42명, 라오스 19명, 중국 15명 등으로 대상국이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 통계만 집계됐음에도 캄보디아 140명, 중국 52명, 태국 45명, 베트남 44명, 말레이시아 14명, 라오스 13명, 필리핀 11명 등으로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의 경우 2025년 한 해에만 169명이 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가해 혐의로 영사조력을 받았고, 올해 상반기에도 벌써 140명에 달해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건수는 아직 1건 수준이지만 인도, 카자흐스탄, 미국 등 기존에 관련 사례가 없던 지역에서도 새롭게 영사조력 요청이 발생하는 등 확산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국내 단속 강화로 오히려 뚜렷해지고 있다.
경찰청이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올해 1~4월 기준 4739건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8268건)보다 43% 감소했고, 같은 기간 범죄피해액은 4261억원에서 2225억원으로 48% 감소했다.
반면 올해 1~4월 동남아 현지에서 검거한 피의자는 3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8명)보다 3.1배 늘었고, 도피사범 송환은 같은 기간 131명에서 316명으로 2.4배 증가했다.
국내 피해 지표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해외 현장에서의 검거·송환 규모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범죄 조직의 활동 거점과 가해자 발생이 동남아 현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으로, 이번 외교부 영사조력 통계의 폭증세와 궤를 같이한다.
김준환 의원은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동남아 전역으로 비대면 범죄 거점이 다원화되고 있다"며 "외교부와 경찰청은 동남아 지역 전체에서 합동 수사 및 영사 공조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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