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1·2심은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무죄로
윤석열·오세훈 1심 재판서 유죄 판단 나와 주목
선고 앞두고 엇갈리자 '통일성' 고심했을 가능성
막판 의견서에 일부 대법관 의견 바꿨을 여지도
김 여사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음으로써 비용에 상응하는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의 1·2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쟁점으로 애초 상고심의 큰 변수가 되리라는 시각이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달 13일 같은 혐의를 받은 윤 전 대통령과 명씨의 1심 재판부가 예상을 깨고 두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김 여사의 상고심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공소사실과 사실관계가 동일한 두 사건에서 엇갈린 유·무죄 판단을 받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대법원에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고, 대법원은 애초 16일로 잡혔던 일정을 24일로 한 차례 미뤘다.
대법원이 김 여사 사건을 그대로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에 둔 채 선고 일자만 8일 뒤로 늦춘 점에서 결론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촉박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왔다.
신속한 선고를 강조해 왔던 '조희대 코트'의 분위기상 특검법에 정해진 3개월 내 선고 규정, 이른바 '6·3·3 규정'을 준수하는 것에 더 무게를 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가 예상을 깨고 오 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하면서 파장을 키웠다.
오 시장의 혐의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과 같진 않지만 두 재판부가 결을 같이하는 점은 있다.
명씨와 윤 전 대통령·김 여사, 명씨와 오 시장 사이에 이른바 '암묵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는 취지로 보인다.
여기에 명씨의 진술을 얼마나 믿을지에 대해서도 김 여사의 1·2심 재판부와 달리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의 각 재판부가 일부 신빙성이 있다고 본 점도 비슷하다.
이처럼 명씨의 여론조사라는 소재를 둘러싸고 하급심 재판부에서 엇갈린 판단이 계속되자 대법원으로서는 통일성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고심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의 사건을 그대로 기존 하급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한 채 2부에서 선고를 마쳤더라도, 향후 윤 전 대통령이나 오 시장의 사건이 다시 대법원에 올라와 다른 소부에 배당됐을 때 다른 결론이 나오면 혼란은 불가피하다.
이날 대법원은 김 여사의 선고를 미루기로 하면서 이례적으로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 중이라는 배경을 밝혔는데, 소부가 아닌 전체 대법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 문제를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사자인 특검팀과 김 여사 측도 예고됐던 선고 일자를 코앞에 두고 이 문제와 관련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취한 의견서를 냈던 점도 선고를 미룰 명분 중 하나로 꼽힌다.
대법원 2부 내에서 일부 대법관의 입장이 바뀌거나 적어도 불일치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부 대법관 간의 의견이 엇갈린 사건도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수 있다.
다만 이를 어겨도 제재를 받지 않는데다, 하급심에서는 이미 오 시장의 1심(지난해 12월 2일 기소, 올해 7월 22일 선고)처럼 규정을 지키지 못한 사례도 있다.
특검팀과 김 여사 측 모두 전원합의체 회부에 무게를 둔 전격적 선고 연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특검팀은 무상 여론조사 혐의가 유죄로 바뀌길 기대하는 눈치다. 김 여사 측은 2심대로 무죄를 유지하는 한편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의 무죄 반전에 무게를 싣는다.
대법이 김 여사 사건을 전합에 공식 회부한 뒤 심리를 거쳐 양측의 기대와 달리 2심을 그대로 확정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의 항소심 결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이 사건의 2심에서 무상 여론조사 부분 혐의 외에 도이치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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