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면 30㎞, 목숨 걸고 건넌다"…그리스 무너진 다리 3년째 위험천만 통행

기사등록 2026/07/23 17:41:00 최종수정 2026/07/23 17:50:26
[서울=뉴시스]폭풍 '다니엘'로 2023년 9월 내려앉아 통행이 금지된 그리스의 한 교량. 운전자들은 계속 이 교량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Larissanet OnlineNewspaper' 캡처)2026.07.23.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그리스의 한 마을에서 폭풍으로 상판이 내려앉은 다리를 주민들이 3년째 위험을 무릅쓰고 건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회로를 이용하면 최대 30㎞를 돌아가야 해서다.

21일(현지시간) 그리스 매체 스카이(Skai)와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라리사 지역 피네이오스강에 놓인 팔라이오피르고스 교량은 폭풍 피해로 뒤틀린 채 방치돼 있다. 그럼에도 통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다리는 팔라이오피르고스 마을과 알렉산드리니 마을을 연결하는 핵심 통로다. 2023년 9월 지중해를 강타한 폭풍 '다니엘'로 홍수가 나면서 차량을 지탱하던 콘크리트 상판이 침식됐다. 이후 3년이 지나도록 교체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리는 기술적으로는 통행 금지 상태다. 하지만 마땅한 대체 도로가 없어 운전자들의 이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 건너편에 농경지를 둔 지역 농민들에게는 대체할 수 없는 이동로여서, 완전히 막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팔라이오피르고스 마을의 야니스 베리차스 회장은 다리 통제로 키사보스 방향 직통 경로가 막혔다고 설명했다. NYT포스트에 따르면 이로 인해 운전자들은 국도를 통해 최대 30㎞를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지역 주민은 스카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쩔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매일 죽음을 무릅쓰고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국회의원은 교통기반시설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시 폭풍이 불어 피네이오스강이 범람할 경우 찌그러진 다리가 물막이 역할을 해 강물이 넘쳐 마을이 침수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앞서 2023년 9월 그리스를 덮친 폭풍 다니엘은 하루 만에 일부 지역에 750㎜에 달하는 폭우를 퍼부었다. 이 폭풍으로 21억4000만 달러(약 3조1400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국은 다리 재건설 계획을 승인했지만, 아직 실제 공사는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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