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상간자 상대 위자료 청구 가능…재산분할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5년 넘게 별거 중인 남편이 다른 여성과 동거하고 있었다면 상간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 전문가는 장기간 별거를 했더라도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되지 않았다면 상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조윤용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23일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해 5년째 별거 중인 남편이 다른 여성과 동거한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의 사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사연에 따르면 부부는 1998년 결혼해 세 자녀를 키워왔다. 2020년 설 연휴 당시 말다툼 끝에 남편이 집을 나가면서 별거가 시작됐고, 아내는 남편의 직장을 찾아가 관계 회복을 시도했지만, 남편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5년간 따로 생활했다.
아내는 최근 자녀들을 통해 남편에게 새로운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남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연인과 여행 다닌 사진과 사실상 동거 중인 정황도 확인했다. 아내가 이에 항의하자 남편은 "5년 넘게 따로 살았는데 그게 무슨 불륜이냐"며 이혼을 요구했다.
조 변호사는 별거 중인 남편이 다른 여성과 동거 중인 상황에서 상간소송을 진행하려면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됐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봤다.
그는 "남편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갔고, 아내가 이후에도 관계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면 단순히 장기간 별거했다는 이유만으로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경우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간 별거 과정에서 사실상 혼인관계가 종료됐거나 관계 회복 가능성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조 변호사는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이미 파탄된 상태였다면 이후 다른 이성을 만난 것이 혼인관계를 새롭게 파탄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이 경우 상간자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상대 여성이 남편의 기혼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도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편의 이혼 청구와 재산분할 여부도 혼인관계가 언제 파탄됐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변호사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며 "장기간 별거를 했더라도 혼인관계가 아직 파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면 남편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별거 시작 시점을 실질적 혼인파탄의 시점이라고 본다면 그 당시 보유하고 있던 재산만을 대상으로 재산분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다만 남편이 정식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해 혼인파탄이 명료화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별거 중 형성된 재산들도 재산분할에 포함될 수는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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