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료마다 수치가 다르네"…신뢰잃은 인보사

기사등록 2026/07/22 11:52:31 최종수정 2026/07/22 13:24:25

1차 평가지표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 미확보

예상 밖 높은 위약 반응이 발목…"정밀분석 진행중"

코오롱티슈진 "절반의 성공"…업계 "위험한 표현"


[서울=뉴시스] 미국 임상 3상 투약에 사용된 티슈진의 TG-C 임상 시료. (사진=코오롱티슈진 제공) 2024.07.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코오롱티슈진의 무릎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구 인보사)가 미국 3상 첫 번째 임상시험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가운데, 회사가 이를 ’절반의 성공‘으로 규정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음에도 지나친 낙관론을 내세우면서 신뢰가 다시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인 'TGC-15302'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인 시각통증척도(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 모두 위약(가짜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투약 12개월 시점의 공동 1차 평가지표인 WOMAC과 VAS에서 통증완화와 관절기능개선은 확인됐으나, 통계적 유의성 기준은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VAS 통증 점수는 기준선 대비 TG-C군에서 38.7점, 위약군에서 39.2점 감소했다. WOMAC 총점은 TG-C군 27.6점, 위약군 26.5점이 감소했다. TG-C와 위약군 간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공동대표는 “임상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성장통으로 봐달라”고 했다.

전 공동대표가 절반의 성공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TG-C 임상약 자체로는 효과가 있다고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 공동대표는 이날 "TG-C 임상약 자체로는 기존 결과와 비교했을 때 동등 이상 상회하는 효과가 나왔다"며 "위약과 차이는 못 보였지만 원인을 발견해서 이후 순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상 3상은 신약이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입증해야 한다. 약물 수치 자체가 좋더라도 대조군과의 격차가 없다면 1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된다.

◆공시·보도자료·발표자료 수치 다 달라…의구심 키워

문제는 임상 결과 해석에만 있지 않다. 회사가 내놓은 공식 자료마다 핵심 수치가 달라지면서 의구심을 키웠다.

코오롱티슈진이 공시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WOMAC 점수가 TG-C군 26.34점, 위약군 27.57점 감소로 기재됐다. 공시에 적힌 TG-C군 27.61점, 위약군 26.54점과 비교하면 수치가 다를 뿐 아니라 어느 군의 개선 폭이 더 컸는지가 정반대로 표시된 셈이다.

이튿날 기자간담회 발표자료도 공시와 일치하지 않았다. 발표자료에는 VAS가 TG-C군 38.6점, 위약군 39.1점 감소하고 p값은 0.8494로, WOMAC은 TG-C군 27.57점, 위약군 26.34점 감소하고 p값은 0.5090으로 제시됐다. 통계적 유의성 판단의 근거인 p값까지 자료마다 달랐다.

코오롱티슈진은 "톱라인 결과 초안을 받아 보도자료와 발표 자료를 작성했고, 최종 데이터를 전달받은 뒤 공시와 관련 자료를 급히 수정하는 과정에서 수치상 혼선이 발생했다"며 "공시로 나간 데이터 수치가 최종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톱라인 분석을 외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위탁하지 않고 내부 분석팀이 직접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립성 확보를 위한 검증 절차가 충분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임상 3상 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전 내용이 사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지난 10일 9만원에서 16일 6만2100원으로 4거래일 만에 31.0% 하락했다. 첫 번째 시험의 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나흘 전부터 낙폭이 가팔라진 것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소수 내부 인력만 통계 분석에 참여해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블랙아웃 기간을 설정해 회사 주식 거래를 금지했다"고 해명했다.

◆10월 두 번째 임상 공개…분위기 반등 가능할까

코오롱티슈진이 이번에 공개한 임상은 53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이며, 10월에 공개하는 두 번째 임상은 535명을 대상으로 한 별개의 임상이다. 두 시험은 동일한 프로토콜로 진행됐지만, 서로 다른 임상시험 기관과 평가자, 환자군으로 구성돼 독립적으로 수행됐다.

전 공동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통상 두 건의 확증 임상을 요구하지만 한 건에서 매우 강하고 설득력 있는 결과가 나오면 허가 협의가 가능하다”며 오는 10월 공개될 두 번째 임상 결과와 첫 번째 시험의 추가 분석을 함께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오롱티슈진과 달리 낙관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G-C 효과가 이전 임상 2상과 기존 국내 임상과 비교했을 때 잘나왔다는 것은 사실상 근거가 되기 어렵다”며 “이전의 기존 임상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이번 임상에 국한해서 분석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TG-C도 효과가 있고, 위약도 효과가 있다고 나왔다는 것은 사실상 둘 다 효과가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절반의 성공이라는 표현 자체가 위험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골관절염 임상은 구조적으로 위약 반응이 크게 나오는 영역인 만큼 임상 설계 단계에서 이미 감안했어야 할 변수”라며 “위약군 가정 자체를 부실하게 설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TG-C는 2017년 7월 '인보사케이주'라는 이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첫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허가를 받았으나, 2액 세포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확인되면서 2019년 7월 허가가 취소됐다.

이에 미국에서도 임상이 중단됐으나,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보류 해제로 재개돼 총 1066명을 대상으로 두 건의 독립 임상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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