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년 만의 최대 적자 속 실적 부담↑
화재 피해와 대규모 일회성 비용 더해져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쿠팡이 올해 들어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과 세금 추징, 대형 물류센터 화재까지 잇따라 겹치며 1조원대 비용 리스크에 직면했다. 1분기 4년여 만의 최대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대규모 일회성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단기 실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에 위치한 쿠팡 인천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32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29만9000㎡(약 9만평), 지상 8층 규모의 대형 물류시설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 피해가 2021년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피해액인 2억6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400억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인천32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12만7000㎡인 덕평물류센터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인 만큼 건물과 재고자산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손실 규모는 화재 원인과 피해 범위, 보험 가입 내역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확정될 전망이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는 화재 원인 규명과 과실 비율 산정, 손해사정, 보험사 간 책임 범위 조정 등을 거쳐야 해 보험금 정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실제 쿠팡은 2021년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관련한 보험금 정산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 4월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보험사로부터 800억원을 우선 지급받았지만, 최종 정산 결과에 따라 반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해당 금액을 기타유동부채로 계상했다.
화재에 앞서 쿠팡은 각종 규제 리스크도 잇따라 떠안았다.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회원 약 3755만명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쿠팡에 62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다.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3000억원 규모의 법인세 등을 추징 통보받았다.
지난달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와우회원가'와 '와우 전용 할인쿠폰'을 별개의 혜택인 것처럼 표시해 소비자의 구매를 방해했다며 쿠팡에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쿠팡이츠가 입점업체를 상대로 '최혜대우' 요구 행위에 대해서도 심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추가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고용노동부는 쿠팡 본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배송캠프 등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실적 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쿠팡은 올해 1분기(1~3월) 3545억원의 영업손실과 38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4년여 만의 최대 적자다.
당시 회사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고객 보상 비용의 대부분이 1분기에 반영됐고 일부 영향만 2분기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빠르게 회복되고 수요 정상화에 따라 물류 운영 효율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과징금과 세금 추징에 이어 물류센터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단기 비용 부담은 당초 회사가 예상했던 수준보다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물류센터 화재는 보험금 정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관련 손실이 장기간 재무제표에 반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은 그동안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AI와 스마트 물류,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최근 3년간 글로벌 AI 스타트업에 약 8400만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정부의 소버린AI펀드에 750억원을 출자했다. 또 대만에서는 네 번째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등 AI 기반 물류 인프라 확대에도 속도를 내왔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잇따르면서 이 같은 투자 전략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I와 물류 자동화, 해외 사업 확대에는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만큼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경우 투자 속도 조절이나 우선순위 재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징금과 세금 추징은 현금 유출이 예상되는 비용이고, 물류센터 화재는 보험금 정산이 마무리될 때까지 손실 규모가 계속 변동될 수 있는 리스크"라며 "잇단 비용 부담이 단기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향후 투자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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