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주가 폭락에 레버리지 8~9% 동반 급락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16일 보다 792억 증가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정부의 강력한 규제 대책 발표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ETF)의 총 거래대금이 오히려 12조원을 돌파했다. 미국발 반도체 조정 여파로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8~9%가량 일제히 폭락했지만, 이를 기회로 여긴 대규모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투자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월27일 출시 이후 개인 순매수 상위권을 지켜온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 거래일 보다 1335원(9.15%) 급락한 1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전 거래일 보다 1070원(8.73%) 내린 1만1190원에, 'ACE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도 1165원(9.52%) 하락한 1만1070원에 마감했다.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8.98%),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9.35%), 'ACE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8.72%), 'PLUS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8.41%) 등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들도 무더기 급락했다.
이는 미국발 반도체·기술주 조정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31%, 4.23% 하락한 영향이다.
반면 인버스 상품인 'SOL SK하이닉스 선물 단일종목 인버스2X'와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는 각각 10.40%, 9.72% 상승한 1만2370원, 1만8790원에 마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금융위원회와의 당정 간담회에서 최근 시장 변동성의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강력한 모니터링과 상황 파악을 요구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필요시 추가 대책을 강구하고, 대책 마련 과정에서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 요구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신속한 보완대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 회의)를 열고 기본 예탁금 3000만원 상향, 20주 단위 거래 제한 등의 1차 보완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전날에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문 분산 시스템 도입이나 파생상품을 통한 리스크 헷지 등 추가 보완책 마련을 예고했다.
정부의 규제 대책 발표 이후 추격 매수세는 다소 주춤해졌으나 시장의 전체적인 투자 열기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 16일 12조1674억원이었던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총 거래대금은 대책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12조2466억원으로 약 792억원 늘어나며 12조원대를 유지했다. 당국의 규제 우려와 미국발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대규모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만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구조상 발생하는 기계적 매물 폭탄을 규제만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눈은 다시 글로벌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으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주식의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오는 22일 알파벳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여부가 확인되면 국내 반도체주 역시 완연한 반등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반등을 이끌 진짜 트리거는 22일 알파벳을 시작으로 이달 말부터 이어지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실적 발표와 설비투자(CAPEX) 규모가 될 것"이라며 "3분기 이들 기업의 합산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92%까지 높아지는 등 견고한 투자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계의 높은 영업이익률 유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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