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AI '키미 K3', 알리바바 '큐원3.8'…세계 최강급 성능 주장
'딥시크 쇼크' 재연…TSMC·소프트뱅크 급락, 엔비디아 시총 1위 반납
배경훈 "프론티어 AI, 핵무기처럼 통제될 것…독자 모델 넘어 프론티어 도전"
[서울, 세종=뉴시스]오동현 심지혜 윤현성 기자 = 중국 인공지능(AI)이 '수조(兆) 파라미터' 시대를 열며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는 고성능 AI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문샷AI와 알리바바가 잇달아 초거대 AI 모델을 공개하자 우리 정부도 독자 AI 모델 개발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 확보 전략을 본격 검토하고 나섰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AI 모델 '키미(Kimi) K3'를 예로 "독자 AI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 AI에 종속될 수 있다"며 독자적인 프론티어 AI 확보 정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中, 잇단 '2조 파라미터' 모델 공개…미국 독주 흔든다
중국 AI 기업들이 앞다퉈 세계 최대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문샷AI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파라미터 2조8000억개 규모의 '키미 K3'를 공개했다. 이어 알리바바도 사흘 만인 2조4000억개 규모의 '큐원(Qwen)3.8-맥스' 프리뷰를 선보였다.
파라미터는 AI 모델이 학습 과정에서 쌓는 신경망 연결의 수로, 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비유된다. 일반적으로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복잡한 패턴을 학습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문샷AI 측은 관영 신화통신에 "파라미터가 3조개에 육박한다는 것은 두뇌에 더 많은 지식과 패턴을 저장해 더 많이 이해하고 더 깊이 사고하며 더 정확하게 답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파라미터 규모가 공개된 전 세계 AI 모델 중에서 키미 K3가 가장 크고, 큐원3.8이 두 번째다. 오픈AI, 앤트로픽 등 미국 선두 기업들은 최신 모델의 파라미터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 문샷AI는 자체 벤치마크에서 키미 K3가 오픈AI 'GPT-5.5'와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4.8'을 앞섰으며, 최신 모델인 'GPT-5.6 솔'과 '클로드 페이블(Fable) 5'에만 뒤졌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 역시 큐원3.8이 페이블 5에 근접한 성능을 보인다고 밝혔다.
외부 평가에서도 가능성은 일부 확인됐다. 글로벌 AI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는 키미 K3를 최상위권 모델로 평가했고, 개발자 커뮤니티 LM아레나의 프론트엔드 코드 생성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다만 현재 평가는 API 기반의 제한적인 검증 결과로, 오는 27일 모델 가중치(웨이트)가 공개된 이후 보다 폭넓은 성능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키미 쇼크'…글로벌 AI·반도체주 출렁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 경제매체 포춘에 따르면 키미 K3 공개 다음 날인 17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 주가는 분기 영업이익 77% 급증 발표에도 7% 급락했고, 오픈AI 대리 종목으로 통하는 소프트뱅크는 9%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장중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 초 중국 딥시크의 저비용 모델 공개가 미국 기술주 급락으로 이어진 '딥시크 쇼크'와 유사한 흐름이다.
이번 발표가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속에서 나왔다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들은 키미 K3에 대해 "컴퓨팅 제약에도 대규모 사전학습과 아키텍처 개선으로 비약적 성능 향상이 여전히 가능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앞서 딥시크는 미국 엔비디아가 아닌 화웨이 칩 기반으로 파라미터 1조6000억개 규모의 'V4'를 학습시킨 바 있다.
중국 업체들은 모델 가중치를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오픈 웨이트' 방식으로 개발자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프론티어 AI, 핵무기처럼 통제…독자 역량 필수"
정부는 중국의 개방 전략을 그대로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미국이 일부 최신 AI 모델의 해외 접근을 제한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AI 모델은 앞으로 국가 전략자산으로 관리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육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 개발까지 정책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 부총리는 "독자 AI 모델로 국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프론티어 모델에도 도전해야 한다"며 "정부 내부적으로 투자 규모와 추진 방식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모델들의 실력은 오는 27일 키미 K3 가중치 공개를 기점으로 검증대에 오른다. 미국이 주도해 온 프론티어 AI 경쟁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독자 모델 개발 경험을 쌓아온 한국도 프론티어 도전을 통해 경쟁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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