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강건우 인턴기자 = 캐나다의 한 동성 부부가 대리모 임신 중 태아에게 구개열 가능성이 발견되자 임신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한 대리모를 상대로 출산 후 8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4일(현지 시간) 이 부부가 검사 결과 태아에게 구개열과 경미한 심장 결함 가능성이 확인되자 대리모에게 임신 중단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대리모는 해당 결함이 수술로 교정 가능한 수준이라며 낙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부부도 임신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리모가 구개열 우려에도 조산사 입회 아래 자연분만을 고집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아이는 출생 직후 호흡 곤란을 겪었지만, 조산사들이 산소를 공급하고 구급차를 호출해 무사히 치료를 받았다.
갈등은 출산 이후에도 이어졌다. 대리모는 실비와 소득 손실, 연금 기여금 등을 포함해 1만 달러(약 1500만원)를 청구했지만 부부는 응하지 않았다. 이에 대리모는 소액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고, 아이가 태어난 지 약 2년이 지난 최근에는 부부가 오히려 대리모를 상대로 정식 민사소송을 냈다. 부부가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60만 달러(약 8억9000만원)다.
부부 측은 대리모가 태아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아이를 위험에 노출했으며, 자신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히고 비밀유지 의무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교정 담당 공무원으로 일하며 홀로 딸을 키우는 대리모는 이 같은 주장을 모두 부인했다.
다만 소장에는 임신 22주 차 당시 낙태를 요구했던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와 대리모를 연결한 알선업체 대표 샐리 로즈-하인리치는 "낙태를 둘러싼 갈등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대리모는 한 인터뷰에서 "완벽한 아이를 얻지 못하자 나를 버렸다"며 "이용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부 측은 대리모가 낙태를 거부한 2024년 7월부터 2025년 9월까지 부부 중 한 명이 일을 하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에서는 대리모가 상업적 대가를 받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임신·출산 과정에서 발생한 실비만 보전받을 수 있다. 부부 측 변호사 조너선 랭커스터는 의뢰인들이 이번 사안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아이는 기증받은 난자와 부부 중 한 명의 정자를 이용한 체외수정으로 태어났으며, 부부와 대리모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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