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3.5%로 예상보다 둔화…중동발 유가 반등
워시 "높은 물가 용납 안 해"…시장 "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됐지만,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5% 올라 5월(4.2%)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그러나 이번 주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배럴당 10달러 급등하면서 브렌트유는 87달러까지 치솟았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취임 후 처음 출석해 중동발 물가 압력을 언급하며 "연준은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 안정 회복 의지를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반등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스콧 앤더슨 BMO캐피털마켓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휴전과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지만, 걸프 지역 교전 재개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다"며 "올해 어느 시점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통계국은 6월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9.7%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86달러로 일주일 전(3.79달러)보다 이미 올라선 상태다.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스위스쿼트은행 선임 애널리스트는 "휘발유 가격이 이미 6월 수준을 웃돌고 있어 다음 물가 보고서는 다시 상승세가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매파적 기류는 워시 의장뿐 아니라 연준 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뉴욕기업경제협회 연설에서 "정책 당국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주 근원물가가 다시 높게 나올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까운 시일 내 추가 긴축 방안을 검토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6월에도 2.6%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연준이 금리 결정 시 가장 중시하는 지표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식료품 물가 역시 육류·가금류·생선·달걀에 이어 유제품과 곡물까지 오름세를 이어갔고, 외식 물가도 지난해보다 3.7%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파월 의장에 이어 워시 의장에게도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연준은 워시 의장 취임 후 첫 회의였던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고, 워시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정치적 개입을 배제하겠다며 연준의 독립성을 거듭 강조했다.
자산운용사 퀼터의 린지 제임스 투자전략가는 "워시 의장 체제가 안착했다고 해서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는 금리 인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2주 뒤 열리는 FOMC에서도 연준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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