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백화점 3사 외국인 매출 1조7000억 돌파
K팝·K뷰티·미식·팝업에 AI 통역까지 경쟁 가속화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관광 수요 회복과 K-컬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중심축이 백화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명품 구매에 그쳤던 소비 패턴도 K-패션과 K-뷰티, 팝업스토어, 미식 등으로 확장되면서 백화점들이 '관광 목적지'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약 1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안팎 증가한 수준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백화점 3사의 연간 외국인 매출은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6400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7348억원)의 87%를 상반기에 달성했으며, 이달 안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외국인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5800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약 6500억원)의 90% 수준으로,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현대백화점 역시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약 5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약 7000억원)의 70% 이상을 달성했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20%를 넘는 더현대 서울의 경우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외국인 소비 증가의 배경으로 관광객 구성 변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를 꼽는다. 중국 단체관광객 중심이던 방한 수요가 미국과 동남아시아, 대만, 유럽 등으로 다변화됐고, 개별 자유여행객(FIT)이 늘면서 쇼핑 방식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 면세점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K-패션과 K-뷰티, 유명 식음료(F&B), 팝업스토어 등을 경험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고객 가운데 중국 고객 비중은 48.5%로 2019년(77.5%)보다 크게 낮아진 반면 미국 고객 비중은 19.1%까지 확대됐다.
롯데백화점도 해외 명품뿐 아니라 패션 상품군 매출이 130% 이상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역시 K팝과 K뷰티 콘텐츠를 중심으로 외국인 방문이 크게 늘었다.
이에 백화점들은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글로벌 쇼핑 랜드마크' 경쟁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멤버십과 AI 통역 디스플레이, 글로벌 간편결제를 구축해 편의를 더하고 신세계백화점은 K팝 콘텐츠와 미식, 관광을 결합한 점포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글로벌'의 지원 언어를 확대하고 해외 VIP 제휴를 늘렸다. 더현대 서울에서는 K팝·K뷰티 중심 팝업을 확대하고 무역센터점은 럭셔리와 미식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외국인 소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과 K-콘텐츠 확산, 원화 약세 효과가 맞물리면서 방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백화점들도 통역 서비스와 글로벌 결제, 즉시 세금환급(Tax Refund), 외국인 전용 멤버십 등 쇼핑 편의성을 지속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면세점을 먼저 찾았다면 최근에는 더현대 서울이나 명동, 강남 등 백화점 자체가 관광 코스가 되고 있다"며 "명품 구매를 넘어 K-패션과 K-뷰티, 미식, 팝업스토어까지 함께 즐기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외국인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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