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저지르면 중1도 처벌"…부처 이견에 추가 논의(종합)

기사등록 2026/07/14 11:49:24

성평등부, 강력·중대·반복범죄 한해 14세→13세 하향안 보고

시민참여단 46.7% "조건부 하향"…하향 찬성 과반이 "1살 하향"

교육부 "조건부 하향 동의"…법무부 "범죄별 예외 적용 안 돼"

李 "연령 낮추긴 해야"…전면·부분, 1살·2살 하향 두고 재논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주요 쟁점 관련 발언하고 있다. 2026.07.1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강력·중대·반복 범죄를 저지른 13세도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지금은 14세 미만이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만, 특정 범죄에 한해 기준을 한 살 낮춰 중학교 1학년생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부처 간 이견이 있어 국민 대상 여론조사 등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공론화 결과'를 보고했다.

현행법상 14세 미만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은 지난 1953년 형법이 만들어진 뒤 70년 넘게 유지돼왔다.

하지만 최근 촉법소년 범죄 증가와 흉포화 논란이 이어지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이 대통령도 2월 촉법소년 연령 문제를 공론화해 두 달 안에 결론을 도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성평등부는 3월 6일부터 4월 30일까지 법무부와 교육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운영했다. 지난 4월에는 청소년 31명을 포함한 시민참여단 212명을 대상으로 숙의토론도 진행했다.

숙의 결과 시민참여단의 46.7%는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하향'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모든 범죄에 대해 일괄적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은 30.2%,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7.0%였다.

일괄 또는 조건부 하향을 선택한 참여자 중 현행 14세 미만 기준을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55.8%로 가장 많았다.

숙의 과정을 거치면서 처벌 강화보다 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 대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도 커졌다. '촉법소년에게는 처벌보다 범죄 예방 지원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은 사전 조사 3.7점에서 사후 조사 4.2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촉법소년이 과거보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인식은 4.2점에서 3.9점으로 낮아졌다.

성평등부도 촉법소년 사건 증가 자체는 사실이지만 이를 곧바로 범죄의 흉포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검거된 촉법소년은 2020년 9606명에서 지난해 2만1095명으로 2.2배 늘었다. 같은 기간 폭력 사건은 1972명에서 5520명으로 2.8배, 강간·추행은 373명에서 739명으로 1.98배, 절도는 5123명에서 1만110명으로 1.97배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14. suncho21@newsis.com

반면 지난해 법원이 처리한 촉법소년 사건을 보면 심리불개시와 불처분 비중이 48.8%로 보호처분 비중인 47.4%보다 높았다.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의 범죄도 절도가 34.6%로 가장 많았고, 폭행 13.9%, 성폭력처벌법 위반 7.1%,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6.9% 등의 순이었다.

또 형사재판에서 14세 청소년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다른 연령대보다 적다는 통계도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형사재판에서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은 14세 청소년은 연평균 10명으로, 15세 58명, 16세 158명, 17세 229명보다 적었다.

성평등부는 이를 토대로 강력·중대·반복 범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이를 두고 부처 간 이견이 불거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형사미성년자 제도는 연령이라는 생물학적 기준에 따라 책임능력을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범죄의 중대성이나 반복성은 책임능력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일부 범죄에 대해서만 연령을 낮추는 것은 법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괄적으로 13세 미만으로 낮추더라도 사안 하나하나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처벌받는 소년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당초 연령 하향이 어느 정도의 교육적 효과가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긴 토론 과정을 성평등부와 함께 지켜보면서 조건부 하향 방침에 적극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경찰이나 병원 등 전문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학생들의 회복을 지원하는 교육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성평등부가 제안한 조건부 1세 하향안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괄적으로 낮추지 말고 중대·강력·반복 범죄만 한 살 낮추자는 게 성평등부 의견"이라면서도 "부분적으로 한 살만 낮추는 것은 너무 미약하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또 12세 청소년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중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두 살을 낮추는 방안도 거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날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처벌이나 제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현재도 소년원 송치가 가능하다"며 "처벌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화하는 것이라는 전제에서 국민 의견을 다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의를 기반으로 현장과 국민 의견을 다시 수렴해 보자"며 "전체에 대해 낮출지, 중대·강력·반복 범죄만 낮출지, 한 살을 낮출지 두 살을 낮출지를 한 번 더 토론하자"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 논의를 토대로 대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한 추가 의견 수렴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이후 전면·부분 하향 여부와 연령 등을 다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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