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SK하닉 영업익 하향 조정…반도체 재평가 잇따라
"매수 기회" 시각도 여전…실적 시즌까지 공방 지속될 듯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고점론(피크아웃) 우려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가중으로 7000선을 하회하자, 그간 시장을 주도하던 반도체 낙관론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반도체 투톱에 대한 고점 인식론이 확산하며 호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이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며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0조9000억원, 60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556%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예상 영업이익 수치는 시장 컨센서스인 65조원을 8%가량 하회하는 수준이다.
BNK투자증권 역시 지난 8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220만원대)보다 낮은 185만원으로 제시하며 사실상 보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키움증권이 지난 7일 대형 증권사 중 최초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반도체 대표주들에 대한 눈높이 재평가가 진행되는 형국이다.
반면 최근의 주가 급락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판단하는 시각도 맞서고 있어, 이달 말 본격적인 실적 시즌 전까지 시장의 공방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11.8% 낮춘 62.3조원으로 조정하면서도 목표주가는 420만원을 고수했다.
하반기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나, 범용 메모리의 공급 타이트 현상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가격 주도력에 힘입어 내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 늘어나는 등 장기 우상향 사이클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 또한 D램 출하량 증가율 둔화 등을 반영해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각각 3.1%, 1.6% 하향한 87조6000억원, 62조4000억원으로 제시했으나, 목표주가 330만원과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장기 공급계약(LTA)을 맺는 고객사가 늘어나며 평균판매가격(ASP)의 상승폭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수 있지만, 구조적 계약 확대로 실적의 장기 가시성이 확보됐다는 진단이다.
최근의 지수 급락이 펀더멘털의 훼손이 아닌 심리적 공포에 의한 과도한 가격 조정이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 둔화와 AI 투자 축소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겹치며 과도한 조정 구간에 진입했다"며 "추가적인 하락 스파이크가 발생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시장의 공포 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선 극단적 영역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최근 96.9까지 치솟으며 과거 금융위기 당시 고점(89.3)을 넘어섰으며, 장기 평균치인 21.6의 4배를 웃도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만큼 2~3거래일 내에 재반등이 가능한 영역"이라며 "향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확정 실적과 AI 투자 지속 여부를 확인하며 시장의 방향성이 재정립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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