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에 대한 이해가 좀 더 달콤해졌다"

기사등록 2026/07/14 08:50:05

우리 은하 성간 물질에 당 분자 존재 확인

지구에 생명 존재하게 된 과정 이해 첫 걸음

은하에 다른 생명 발생했을 가능성도 시사

[서울=뉴시스]2006년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우리 은하의 중심부. (출처=미 항공우주국(NASA)) 2026.7.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구가 속한 은하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달콤해졌다.”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은하 성간 우주에서 당(糖) 성분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기사의 첫 문장이다.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에 발표된 새 논문에 따르면 성간 우주에서 처음으로 당 성분이 존재하고 있음이 발견돼 지구에 있는 당 성분의 기원, 나아가 생명의 출현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지구에 당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는지는 수수께끼다.

과학자들은 당이 생명 출현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주 이른 시기에 존재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지구 초기 존재했던 당 분자들을 만들어 내는 데 거듭 실패했다.

그렇다면 지구에 당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었을까.

소행성과 운석에서 포도당과 리보스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당이 발견된 사실을 근거로 과학자들은 지구 역사 초기에 지구와 충돌한 소행성과 혜성을 통해 지구에 전달됐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 

다만 당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를 이끈 이사스쿤 히메네스세라 스페인 우주생물학센터 우주화학자는 당 탐색이 본격화했으나 성과가 없었던 2000년대 초에는 답을 구할 희망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히메네스세라는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연구자들이 성운에서 당보다 더 분자 크기가 큰 유기 분자들을 검출하면서 희망이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은하의 태양계들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먼지와 기체, 즉 성간 물질에 당이 있을 법했다. 연구 저자들은 성간 물질이 "인상적인 화학 공장"이라고 썼다.

세포 구성 메시지를 전달하는 RNA의 일부 구성 요소를 포함해 수백 종의 분자가 그곳에서 발견됐다. 또 각종 실험실 실험들을 통해 성간 물질의 얼음 속 화학 반응으로 당이 형성될 수 있음이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성간 물질에서 당을 찾아낼 확률이 높았다.

히메네스세라와 연구자들은 전파망원경 2대로 우리 은하 중심부 성간 물질이 방출하는 전파 주파수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

연구자들은 우주에서 찾아낸 주파수 패턴을 실험실에서 분자들이 만들어 낸 패턴과 비교함으로써 성간 물질에 어떤 분자들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마침내 성간 물질 속 당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은하 중심부 가까운 곳의 한 성운에서 나온 주파수 패턴 중 하나가 에리트룰로스라는 당의 패턴과 일치했다.

에리트룰로스는 탄소 원자 4개, 수소 원자 8개, 산소 원자 4개로 이뤄져 있는 당으로 산딸기에서 발견된다.

연구팀은 그것이 다른 분자이거나 단순한 실수가 아닌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그러나 결과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발견은 생명이 없이도, 심지어 별과 행성이 형성되기 전에도 성간 물질에서 당이 형성될 수 있음을 확인해 준다.

이는 지구에서 RNA와 DNA가 형성돼 생명이 출현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결정적인 첫걸음이다.

이번 발견은 또 생명이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형성됐을 가능성을 더 높여 준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히메네스세라는 RNA와 DNA를 구성하는 리보스(ribose)와 디옥시리보스(deoxyribose) 같은 더 큰 분자 형태의 당들을 찾으려 한다.

연구자들은 지구에서 생명이 태동하던 초기에 당이 50만t에서 5000만t가량 지구에 유입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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