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배경이던 노동시장 안정…유가, 관세 등 인플레 압박
그간 임금 토대로 인플레 판단…최근 다른 요인에서 비롯
실질금리 0 가까워 인상 vs 하반기 관세 효과 등 사라져 관망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한 가운데,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연준 위원들은 지난해 단행한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일부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 흐름이 예상보다 견조한 데다 인플레이션도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리 인하의 주요 배경이었던 노동시장은 최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유가 급등과 수입품 관세, 에너지 공급 차질,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은 새로운 물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WSJ은 "연준은 이처럼 색다른(idiosyncratic) 원인의 고착화된 인플레이션을 직면한 적이 거의 없다"며 "연준이 통상 활용하는 경제 모델은 인플레이션을 노동시장 중심의 광범위한 거시 현상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닐 카시카리 총재도 지난달 한 토론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분석 도구는 대부분 노동시장에서 출발한다"며 "그러나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아니다. 이것이 지금 상황을 특히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실제 연준의 최근 통화정책 보고서는 임금 상승률이 연준의 2% 물가 목표와 대체로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이후 처음 나온 평가다. 이는 현재 물가 상승이 임금이 아닌 다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어 기존 연준 모델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WSJ은 오는 14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향후 논쟁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매파들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반대로 물가 둔화 신호가 확인되면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3.5~3.75%임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한 '실질금리'는 0%에 가깝거나 마이너스 상태라는 뜻으로, 본격적인 긴축은 아니더라도 지난해 단행한 금리 인하분 일부를 되돌릴 필요는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여러 일시적인 연쇄 충격의 결과물이라면, 가계와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된 이상 중앙은행이 성급히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뉴욕 연은 존 윌리엄스 총재는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 금리 수준은 적절한 위치에 있다"며 "관세 효과가 사라지면서 월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0.2% 이하로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이번 7월 FOMC 회의를 워시 의장의 정책 성향을 가늠할 실질적인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 워시 의장이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데이터를 기다릴지,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하며 선제적 금리 인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다만 연준 내 핵심 인사인 윌리엄스 총재 등이 '신뢰 확보를 위한 금리 인상'은 경계한 만큼,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이번 회의에서는 추가 데이터를 확인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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