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강건우 인턴기자 =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전력설비를 배제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던 국내 전력·에너지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는 지난 12일 구독자 50만명의 유튜브 채널 '경제 읽어주는 남자(김광석TV)'의 '전력대란이 온다' 편에 출연해 국내에서도 전력 공급 부족으로 수도권에서는 데이터센터·반도체 클러스터 신설이 늦어지고, 비수도권에서도 데이터센터 발주를 따낸 기업들이 착공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근거로 애초 2027년으로 점쳐졌던 전력대란이 이미 앞당겨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탈중국 흐름이 한국 전력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이미 에너지 기간시설망에서 잠재적 적성국인 중국의 부품과 소재를 쓰지 못하도록 법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한국 송배전 설비가 중국보다 비싸 해외 수주 경쟁에서 밀렸는데, 이제는 미중 패권 갈등 때문에 서구 국가들이 아예 중국 제품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SK그룹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박 교수는 "SK에너지·SK텔레콤 같은 인프라부터 SK하이닉스의 데이터센터, AI 모델과 서비스까지 전체 풀스택을 다 갖춘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확보부터 AI 서비스 제공까지 한 그룹 안에서 전부 가능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원전을 둘러싼 인식 변화도 짚었다. 박 교수는 "과거 반대해온 유럽 국가들도 일부 원전으로 돌아섰고, 미국도 전폭적인 지원으로 원전 산업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전만 기다릴 시간은 없다"며 신재생과 배터리 등 다양한 발전 설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한국이 원전, 신재생, LNG, 정유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을 두루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부족한 에너지를 A부터 Z까지 제공해줄 수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며 "이번 전력난 국면이 한국 에너지·전력 기업들에게는 드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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