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가 되레 中 반도체 '가속 페달'…삼전닉스, 추격자 모델 탈피해야"

기사등록 2026/07/14 00:02:00

미국의 촘촘한 정밀 규제가 오히려 중국 공급망 자립 촉진하는 역설적 결과 초래

"삼성·SK하이닉스, 따라갈 모델 없는 선도자 위치…새로운 혁신 지도 그려야 할 때"

[서울=뉴시스]성균관대학교 권석준 교수.(사진=보다 유튜브 캡처)2026.07.13.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서도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11일 구독자 315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보다'에 출연해,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의 격렬한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미국은 바람 같은 제재를 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다"며 "바람을 불면 모자도 날아가고 안경도 날아가겠지만, 외투를 벗기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GPU 통제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차단 등 미국의 정밀 규제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에 자국산 장비와 칩을 도입하게 만드는 강력한 가속 페달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거대한 내수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며 단기간에 기술을 개량하는 중국 특유의 방식도 원동력으로 꼽혔다. 권 교수는 "기술이 현실이 되고 나면 중국에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사용을 한다"며 "그리고 사용을 하면서 계속 업데이트를 하고, 그 업데이트를 하는 주기 자체를 단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규제 대상인 창신메모리(CXMT)는 글로벌 수준의 D램을 생산하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2~3세대 수준으로 빠르게 좁혔다. 나아가 화웨이의 로직 폴딩 기술을 필두로 SMIC의 다중 노광, YMTC의 낸드 적층, 화웨이의 패키징 역량이 결합한 '중국판 HBM 연합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국내 메모리 업계가 추격자 모델을 탈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삼성하고 하이닉스는 누군가를 따라 할 수 있는 기업이 이제 없다"며 "가이드가 될 수 있게 지도를 그리는 개념으로 전략을 준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세공정 한계를 넘어설 화합물·2차원 반도체 신소재 탐색이나 메모리·연산 통합 칩 등 새로운 축의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중국이 압축 추격에는 강하지만 새로운 표준 창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이 글로벌 기술 강국들과 연대해 개방형 기술 플랫폼을 선점해야 영향력을 지킬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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