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평년 기준 25도에서 30도 안팎의 온화한 여름 날씨를 보이던 프랑스에서 최근 몇 년간 40도에 달하는 폭염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자 가정용 에어컨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시장 구조상 실제 설치에 이르기까지는 막대한 비용이 요구된다.
에너지 및 냉난방 시장 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프랑스에서 벽걸이형 에어컨 1대를 도입하는 데만 기기값과 공사비를 합쳐 수천 유로가 소요된다. 주택 내 여러 방에 멀티형 냉방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비용은 최소 7000유로에서 최대 1만 4000유로까지 치솟는다. 우리 돈으로 약 1200만원에서 24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처럼 비용이 높게 책정되는 주된 원인은 프랑스 특유의 건축 환경과 기술 인력 구조에 있다. 현지는 수백 년 된 석조 건물이 많아 배관을 새로 뚫는 작업 자체가 까다롭고, 건물 외벽에 실외기를 거치하기 위한 보강 공사가 필수적이어서 인건비 비중이 매우 높다. 아울러 냉매 가스를 취급하는 공정은 법적으로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기술자만 시공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되어 있어 추가적인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
복잡한 승인 절차도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소다. 공동주택이나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도시 미관과 건물 외관 변형을 이유로 입주자 대표회의나 주민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지자체별로 요구하는 행정적 허가 절차를 통과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에어컨 보급 확대를 둘러싼 현지 여론도 엇갈린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 보호 차원에서 탄소 배출과 실외기 열기를 유발하는 냉방 장치 남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환경적 관점과, 인명 피해를 막고 최소한의 정주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냉방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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