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149달러→168.49달러…국내 종가보다 16% 높아
거래량 1억600만주 흥행…본주 재평가 여부엔 전망 엇갈려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 데뷔 첫날 13% 넘게 급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ADR 가격이 국내 본주 종가보다 약 16%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면서 오는 13일 국내 증시에서 본주 주가와 외국인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SK하이닉스 ADR은 공모가(149달러)보다 14.1% 높은 170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77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168.4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 대비 13.08% 높은 수준이다.
ADR은 국내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예탁증서로, SK하이닉스 ADR 10주는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265억 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으며, 확보한 자금은 신규 설비 투자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ADR 마감가를 원화 환산 시 약 253만2000원으로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록한 SK하이닉스 종가(218만원)보다 약 16% 높다.
특히 마감가를 기준으로 환산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달러로,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약 1조1000억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 ADR의 첫날 강세는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 첫날부터 유동성도 폭발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J 키나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마켓 수석부사장은 "SK하이닉스 ADR이 나스닥 첫 거래 시작 30분 만에 5200만주 넘게 거래됐다"며 "엄청난 거래량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하루 전체 거래량은 1억600만주에 달해 전체 거래량의 절반 가까이가 개장 초반 30분 안에 몰린 셈이다.
시장에서는 ADR 흥행이 최근 위축된 투자심리를 되돌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장중 298만7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쓴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부정적 전망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7일 6.06%, 8일 5.68% 연이어 급락하며 8일 종가 기준 207만원대까지 밀려 고점 대비 약 30% 빠졌고, 9일에는 5.30% 반등하는 등 최근 나흘간 급등락을 반복했다.
증권가에서는 ADR 흥행이 국내 본주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와 아직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고,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주식의 희소 가치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과 국내 본주의 목표 멀티플 상승은 같은 사건이 아닐 수 있다"며 "관전 포인트는 첫날 상승률보다 미국에서 형성된 높은 가격이 한국 본주로 얼마나 전달되는지 여부"라고 짚었다.
SK하이닉스 ADR은 오는 13일부터 임시 티커 'SKHYV'에서 정식 티커 'SKHY'로 전환돼 정규 거래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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