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리보세라닙' 美FDA 허가 좌절
펩트론, 소통 과정서 오해로 '하한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둘러싼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HLB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에서 세 번째 좌절된 데 이어 펩트론 등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신뢰 논란에 휘말리면서 업계 전반에 경계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이하 엘레바)는 최근 FDA로부터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HLB는 리보세라닙을 중국 항서제약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는 것을 추진해왔다.
HLB 측은 “이번 CRL은 리보세라닙 NDA(신약허가신청)에 등재된 항서제약 제조시설에 대해 실시된 일반 cGMP 실사에서 확인된 지적사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CRL은 FDA가 승인을 위해 의약품 허가신청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회사에 보내는 보완요청공문을 말한다.
엘레바가 받은 CRL에는 리보세라닙 NDA에 등재된 항서제약 제조시설에 대한 cGMP(미국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실사에서 지적사항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Form 483’(실사 과정에서 확인된 지적사항을 통보하는 문서)이 발부됐다고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FDA는 해당 제조소의 지적사항이 해소되고 cGMP 기준 준수가 확인될 때까지 리보세라닙 NDA를 승인할 수 없다고 했다. cGMP 관련 문제가 해소된 이후에도 필요할 경우 해당 제조소에 대해 사전승인실사(PAI)를 실시할 수 있으며, cGMP 실사와 PAI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아야 신약 허가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CRL에 포함됐다.
리보세라닙은 앞서 2024년 5월과 작년 3월에도 CRL을 받으며 두 차례 허가가 불발된 바 있다. 모두 항서제약 제조시설이 문제가 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파트너사와 함께 신약 개발·허가에 나설 때는 계약서상에 CMC 등 공유할 수 있는 항목을 넣거나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펩트론, 소통 오해로 하한가…에이비엘바이오, 임상 리스크에 주가 급락
같은 날 펩트론의 주가 급락도 화제가 됐다.
앞서 언론에서는 펩트론이 일라이 릴리와 개발 중인 장기지속형 당뇨·비만치료제가 ‘마운자로’ 및 ‘젭바운드’ 주성분인 '터제파타이드'가 아니라는 내용이 보도됐다. 그러자 이날 펩트론 주가도 하한가를 맞았다.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마운자로에 적용해 월 1회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던 탓이다.
펩트론은 이날 "최근 논란이 된 부분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차세대 비만·당뇨치료제 관련 공동연구 전체 내용과 범위가 아닌 일부 특정 내용만 강조되면서 생긴 오해"라며 "펩트론이 진행 중인 공동연구는 특정 상업화 제품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및 CNS(중추신경계)를 포함한 복수 물질에 대한 공동연구가 현재도 계획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앞서 지난 2월과 4월에는 에이비엘바이오 임상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 사례가 있었다.
사노피에 기술 이전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가 사노피 개발 우선순위에서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19% 하락했고, 담도암 치료제가 임상에서 일부 핵심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2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바이오 업계에 악재가 잇따르자 시장의 불안 심리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논란이 반복되고 있어 투자자 신뢰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국내 바이오 업계는 자금 조달 어려움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데, 좋지 않은 소식만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 같은 사례가 되풀이될수록 K바이오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신약 개발 특성상 변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반복되는 허가 실패와 소통 부재는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는 요인”이라며 “투자 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명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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