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공세 대신 실리"…KT, 5년간 5조 투입해 AI데이터센터 20곳 짓는다(종합)

기사등록 2026/07/06 13:49:50 최종수정 2026/07/06 14:10:49

박윤영 대표 취임 100일 간담회…실수요 맞춤형 투자 전략 제시

전국 3500개 시설 'AI 에지'로 활용…1조 투입해 해저케이블 확충

'토큰 팩토리·스테이블코인' 신사업 추진…MS 중심 협력 구조 다변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박윤영 KT 대표가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이스트폴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컴퍼니'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6.07.0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KT가 인공지능 전환(AX)을 미래 성장 축으로 삼고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입해 20여개소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짓고, 총 1기가와트(GW) 규모의 용량을 추가 확보한다. 경쟁사들이 대규모 선제 투자에 나선 것과 달리 실제 수요에 맞춘 단계적 투자와 운영 효율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미래 먹거리로는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코인을 꼽았다. 통신망 운영에서 쌓은 과금·정산 역량과 AIDC를 결합해 KT의 대표 AX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박윤영 KT 대표는 6일 개최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AX 플랫폼 컴퍼니’ 도약 전략과 관련해 이같이 발표했다.

◆뜬구름 잡는 투자 없다…'실수요' 기반의 실리 추구

KT는 수도권의 경우 기존에 보유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인허가와 전력 확보가 해결된 지역부터 AIDC를 늘려갈 계획이다. 지방에서는 입주할 고객을 먼저 확보한 뒤에 센터를 짓는 방식으로 투자 리스크를 줄인다.

박 대표는 투자 규모가 경쟁사보다 작다는 지적에 대해 "다른 곳과 비교하기보다 KT가 잘할 수 있는 범위에서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투자의 대부분은 실제 수요를 전제로 하며, KT는 오랜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성능 인공지능용 컴퓨터(GPU) 서버가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은 건물 설계와 냉각 비용 절감으로 옮겨가고 있다. KT는 국내 최초로 액체냉각 기술을 상용화해 운영 중인 만큼, 오랜 기간 쌓아온 운용 경험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박윤영 KT 대표가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이스트폴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컴퍼니'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6.07.06. jini@newsis.com

◆전국 통신망을 AI 거점으로…해저케이블에도 1조 투자

KT는 AIDC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적인 연결 인프라를 강화한다. 대형 데이터센터와 전국 각지의 'AI 에지(기기 가까운 곳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를 연결해 지연 없는 AI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다.

특히 로봇, 자율주행, 의료 등 현장에서 데이터를 즉시 처리해야 하는 '피지컬 AI' 분야는 실시간 판단이 필수적이다. KT는 전국에 보유한 3500개 통신 시설을 AI 거점으로 활용해 로봇과 현장 장비가 끊김 없이 작동하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AIDC 수요 확대에 따라 급증할 글로벌 AI 트래픽에도 대응한다. AIDC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국제 트래픽을 처리할 해저케이블과 육양국, 국내 유무선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상호연결(DCI)이 함께 갖춰져야 하는데, KT가 이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해저케이블에 1조원을 투자해 90Tbps 이상 공급 규모를 추가 확보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을 '아시아 AX 연결 허브'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는 "해저케이블을 대규모로 늘리는 사업은 KT 단독으로 하기 어렵다"며 "이용량이 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AI 시대의 돈 버는 구조"…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코인 시동

KT는 새로운 먹거리로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코인'을 꼽았다. 토큰 팩토리는 AI 모델을 쓸 때 발생하는 사용량(토큰)을 효율적으로 중개하고 과금해 주는 사업 모델이다.

박 대표는 AI 시대에는 토큰이 새로운 경제 단위가 되면서 이용량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여러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선택하고 토큰 사용량과 비용을 관리하는 수요가 커질 것으로 봤다.

KT는 여러 AI 모델 가운데 용도와 비용에 맞는 모델을 연결하고 토큰 사용을 최적화하는 ‘토큰 게이트웨이’ 기능을 토큰 팩토리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토큰을 생성하는 GPU 자원과 AI 모델, AI 에이전트까지 최적화해 토큰 사용량과 비용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토큰을 더 싸고 효율적으로 생산·공급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금융 분야와의 시너지도 노린다. 케이뱅크의 1600만 고객 기반과 BC카드의 결제·정산 역량, KT의 보안 인프라를 합친다. 이를 통해 가치 변동이 없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부터 보관, 결제까지 이어지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인프라 구축에 5년간 6조원을 쓰고, 정보보안과 IT 경쟁력 강화에 3년간 12조원을 투입하는 등 총 18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를 이어간다.

◆ "MS에만 의존 안 한다"…AI 협력 다변화

글로벌 AI 협력 구조도 다변화한다. 전임 대표 시절 맺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시에 계약 조건이 KT에 불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박 대표는 MS와의 협력이 인력 역량 강화 등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 위해 협력 대상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KT는 구글·팔란티어 등 글로벌 AI 기업과 업스테이지·리벨리온·솔트룩스 등 국내 AI 기업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 고객 선택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기존 협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군데에 오래 집중되다 보면 다양한 고객 수요와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글로벌 파트너를 넓혀 KT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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