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온양·천안 HBM·아산 OLED·세종 기판에 140조
SK하이닉스, 청주 낸드·첨단 패키징에 100조 투자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충청권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낸드, 디스플레이, 패키지 기판, 배터리 등을 아우르는 총 24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앞서 호남권 투자가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충청권 투자는 기존 후공정·소재부품 거점을 AI 시대에 맞게 고도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삼성은 온양·천안 HBM 팹과 아산 미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세종 패키지 기판, 천안 배터리 분야에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낸드 생산기지와 첨단 패키징 거점을 구축한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 충청에 140조…HBM·OLED·기판·배터리 거점 고도화
삼성은 충청권에서 반도체 후공정과 디스플레이, 패키지 기판, 배터리 생산 기반을 오랜 기간 구축해왔다.
이번 투자 계획은 이들 기존 거점을 AI 시대 핵심 소재·부품 생산기지로 고도화하는 성격이 강하다.
삼성은 충청권에 총 140조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온양·천안 HBM 팹에 56조원,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미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 67조원을 투입한다.
삼성전기는 세종 패키지 기판에 8조원, 삼성SDI는 천안 배터리 분야에 9조원을 각각 투자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30여년 전 이곳 아산은 드넓은 포도밭이었다"며 "지금은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단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논과 밭이 대부분이었던 온양 캠퍼스는 범용 반도체 후공정 중심에서 글로벌 최첨단 HBM 팹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삼성전기 세종 캠퍼스 역시 일반 기판 생산을 넘어 이제는 최첨단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온양·천안 캠퍼스는 삼성 반도체 후공정의 대표 거점이다.
온양 캠퍼스는 반도체 조립·검사와 패키징 공정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고, 천안 캠퍼스는 HBM과 WLP(웨이퍼 레벨 패키징) 등 첨단 후공정 역할을 맡아 왔다.
이번 56조원 투자는 기존 범용 반도체 후공정 중심이던 온양·천안 사업장을 최첨단 HBM 팹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 67조원을 투자해 미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발표에 나선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천안에 67조원을 투자해 AI 시대 수요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그동안 꿈꿔왔던 미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아산캠퍼스에서 세계 최초 8.6세대 IT용 OLED 라인 설비 반입식을 열고 2026년 양산 체제 구축 계획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8조원을 투자해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한다. 천안에서 신기술을 먼저 검증한 뒤 이를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산하는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청주에 100조…낸드·첨단 패키징 강화
SK하이닉스는 청주를 낸드 생산기지이자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확대한다.
청주에 총 100조원을 투자해 낸드 생산기지인 M17 팹에 80조원, 첨단 패키징 거점인 P&T7에 20조원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M17 팹은 내년 착공해 2029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P&T7은 2027년 말 완공을 추진한다.
청주는 SK하이닉스의 대표적인 낸드 생산거점이다. 기존 M11, M12, M15에 이어 M15X 투자까지 이어지며 메모리 생산 기반을 키워 왔다.
이번 M17 투자는 AI 서비스 확산으로 엔터프라이즈 SSD와 낸드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P&T7은 청주를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확장하는 핵심 투자다.
패키징·테스트 시설은 전공정 팹에서 생산된 반도체 칩을 최종 제품 형태로 완성하고 품질을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HBM 등 AI 메모리 경쟁력이 패키징 기술에 좌우되는 만큼, SK하이닉스도 청주 내 전공정과 후공정 연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HBM, 서버 D램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SSD와 낸드 수요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D램 뿐만 아니라 낸드도 일정 규모 증설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를 투자 거점으로 택한 배경에 대해 "기존 생산시설과 연결돼 있고 부지, 전력, 용수가 이미 상당 부분 갖춰져 있어 즉시 팹을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반도체 생산기지와 함께 충청권에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 인프라를 연계해 충청권에 AI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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