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가늘어지고 체중감소"…젊은층 '이 암' 급증

기사등록 2026/07/03 01:01:00

식습관 서구화·음주·흡연에 젊은층 대장암 늘어

한국, 20~49세 대장암 10만명 당 12.9명…세계 1위

[서울=뉴시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출생 시 체중이 높거나 산모의 남편 나이가 많을수록 조기 대장암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대장암은 오랫동안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로 나이가 들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은 증가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대장암 환자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노인병으로만 볼 수 없는 질환이 되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대장이나 직장의 점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대부분은 점막의 샘세포에 생기는 선암이며, 그 외에도 림프종, 육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대장암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육류와 가공육 섭취가 늘고 식이섬유 섭취는 줄어들면서 대장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계 3대 의학저널 란셋(Lancet)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20~49세 젊은 층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12.9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호주의 11.2명, 미국의 10명보다 높은 수치로 조사 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장암이 더 이상 고령층만의 질환이 아니며 젊은 연령층에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문제는 대장암이 상당 기간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초기 대장암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이나 대장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장암이 진행되면 혈변, 가늘어진 변, 배변 습관 변화, 복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구용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외과 과장은 "이러한 증상 역시 흔한 소화기 질환이나 치질로 오인하기 쉽다"며 "특히 혈변이 나타났을 때 단순 치질로만 생각하고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이다. 현재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일정 연령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대장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가족력이 있거나 대장용종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 후 보다 적극적인 검진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암의 전 단계인 용종을 제거해 대장암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권고되는 시기에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좋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 등 최소침습 수술의 발전으로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 치료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치료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가장 좋은 치료는 조기 발견과 예방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대장암은 더 이상 특정 연령대만의 질환이 아니다. 평소 균형 잡힌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고, 금연과 절주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구용 과장(외과)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는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대장 건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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